"태양광 산업 확대로 국내 기업이 이득 볼 수 있게 노력하겠다(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OCI의 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는 예견됐던 일이다. 우리 기업들이 승부를 걸어야 하는 곳은 기술력이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는 셀·모듈 분야다(김희철 신재생에너지 협회장)."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수립된지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간 국내 태양광 설비는 6.9GW(기가와트)로 2017년까지 누적 설비(15GW)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급속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최근 OCI와 한화솔루션의 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를 비롯해 중국발 치킨게임으로 국내 태양광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협회는 2020년 새해를 맞이해 한국 신재생에너지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 및 정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정부의 정책방향 및 중점 추진사항을 공유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정책방향 및 2020년 중점 추진사항'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1일 서울 SC컨벤션강남센터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한 민관 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기조 아래 한국 업체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지원과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좌담회에는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과 김희철 신재생에너지협회장(한화큐셀 대표), 문재도 H2KOREA 회장,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이완근 태양광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주영준 실장은 먼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이행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국산 태양광 모듈 비중이 2017년 73.5%에서 2019년 78.7%로 확대 됐으며 셀 수출은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내수와 수출 모두 착실하게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의 경우 지난해 초 수소경제 비전을 선포하고 민·관 합동으로 전력을 다해 추진한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기반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주영준 실장은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60%를 차지했으며 국내 수소차는 6배, 수소충전소는 4배 늘어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며 "또한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 수소경제 육성과 안전관리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OCI와 한화솔루션의 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에 대해서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영업적자 누적 등으로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실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희철 회장은 "폴리실리콘에서 잉곳·웨이퍼, 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산업의 가치사슬 중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용에 비해 순도가 낮고, 기술력보다는 원가 경쟁력이 중요한 분야로 평가된다"며 "태양광 산업의 꽃은 폴리실리콘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효율 등 기술력이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하는 셀과 모듈이며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승부를 걸어야 할 곳도 바로 이 분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화큐셀은 미국, 독일 등 고효율·고출력 태양광 모듈을 선호하는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주영준 실장은 "특히 웨이퍼, 셀·모듈, 시공·설치 등 태양광 가치사슬 전체를 감안할 경우 국내 태양광 산업 부가가치의 83%는 우리 업계가 담당하고 있어 태양광 확대시 국내 기업들이 주로 혜택을 보는 구조"라며 "현재 고부가가치인 셀·모듈 분야의 국내 산업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나 앞으로도 우리 태양광 업계가 안정적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정부는 새만금 태양광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해 안정적인 시장을 창출하고 최저효율제와 탄소인증제 등을 통해 국내 산업 전반의 고효율화·친환경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태양광은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풍력 에너지는 주춤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른 신규설비 목표 중 풍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6.5GW로 전체의 34%를 차지하지만 입지애로,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보급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영기 풍력산업협회장은 "안정적인 내수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육상풍력 외 서남해와 신안, 울산 등 지자체 중심의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이 중요하다"며 "최근 출범한 '풍력발전추진지원단'이 풍력사업 관련 갈등조정, 수용성 및 환경성 제고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국내 업계의 글로벌 풍력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올해 착공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의 한림 해상풍력(100MW급)을 발판으로 해외 풍력사업 입찰에 필요한 요건(100MW 이상 1년간 유지보수 경험)을 확보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대형 풍력 터빈·블레이드, 부유식 해상풍력 등 미래 유망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를 지속가능한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효율 17.5%를 달성치 못한 태양광 설비에 대해서는 인증서를 발급치 않는 최저효율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생산전력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금년 중 재생에너지사용인정제도(RE100) 사업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대규모 태양광 사업 등을 대상으로 경매 시범사업도 실시, 보다 효율적이며 시장 친화적으로 재생에너지 거래시장을 개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재생에너지 확대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부 부작용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상반기 중 사업자-시공자 간의 계약분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태양광 발전사업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또한 장마와 태풍 등에도 안전하게 신재생 발전설비가 가동될 수 있도록 홍보·점검 등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태양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밝혔다. 이완근 회장은 "코로나 19로 인한 소재·부품수급 차질로 2월 중순에 국내 태양광 업체 3곳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으나, 25일 현재는 1개 업체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가동을 재개하는 등 큰 타격은 없는 상황"이라며 "일시 가동중단 중에도 업
그는 "비상시에는 간소화된 태양광 모듈 KS 인증 변경절차 등을 적극 활용해 대체 공급선을 조속히 확보하는 등 민관 협력을 통해 앞으로도 부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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