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가 대거 발생한 이유로 장기입원으로 인한 면역기능 약화와 온돌에 환자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구조 등이 언급됐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중 7명의 환자가 청도 대남병원 환자였다.
26일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장기입원 환자의 경우 적절한 영양섭취에 어려움을 겪어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다"며 "연령과 상관없이 치사율이 20% 이상까지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대남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오랜 투병으로 인해 전반적 건강 상태가 불량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의 급속 진행, 사망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정신병원 폐쇄병동은 그 특성상 자연 환기가 어려워 집단감염의 우려가 있는데 청도 대남병원의 경우 침대 없이 온돌에 환자를 한꺼번에 수용하는 등 그 취약성이 배가되는 시설환경이었다.
또 공동생활 공간에서 24시간 같이 지내고 그룹치료 프로그램이 많으므로 밀접 접촉이 많은 환경이고 정신과 증상과 신체증상 혼돈, 자기 표현력 저하가 있어 감염의 조기진단과 조기 치료를 어렵게 하는 부분도 있다.
이 과장은 "정신병동 내 발생 질환 중 호흡기질환이 전체의 37.4%로 가장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청도 대남병원의 경우 침대 없이 온돌에 환자를 한꺼번에 수용하는 등 관리에 특히 취약한 구조였는데 대부분 정신병동은 이렇지 않다"고 했다.
고임석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환자분들이 침상 없이 바닥에서 지내는 데다 몸에 인식표를 붙여도 이를 찢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검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현재는 국립중앙의료원 감염관리팀이 내려가 현장 지원하고 있다.
임상위는 이날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추려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증상이 가벼운 환자는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폐렴이 있고 중증인 환자의 경우 2차·3차 의료기관에서 치료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임상위는 자가격리만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구분할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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