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 균주 출처와 관련해 국내외에서 소송을 벌이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지만, 당국의 중재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지난달 4~7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 경과를 놓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며 설전을 이어갔다.
먼저 메디톡스가 ITC에 소속된 변호사로 행정판사에게 전문적 의견을 내는 스태프어토니가 자사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취지의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전하자, 대웅제약은 스태프어토니의 의견을 재판부가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웅제약의 글로벌 판매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메디톡스가 협상을 위해 접촉한 계기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에서 먼저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힌 반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로부터 협상 제안을 받은 에볼루스가 관련 내용을 알려와 즉각 거절했다고 전했다.
앞서서도 양측의 설전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됐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가 메디톡스의 균주와 제조 기술 등을 도용해 개발됐다는 메디톡스 측의 주장에 따라 시작된 국내외 소송과 관련해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두 회사는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업계 안팎에서는 규제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번 사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이차전지와 관련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을 벌이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중재에 나서 양측의 최고경영자(CEO)가 회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산업부의 중재에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최근 ITC는 LG화학의 요청을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예비 결정을 내린 뒤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식약처도 보툴리눔톡신 출처 분쟁과 관련해 중재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국산 보툴리눔톡신 생산의 선두였던 메디톡스가 후발주자인 대웅제약과 휴젤을 상대로 출처 의혹을 제기한 초기인 지난 2016년 각사의 대표를 각각 만나 심사자료를 공개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최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메디톡신의 제조 및 품질 자료 조작 혐의 등에 대한 검찰 수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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