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산업계 유관단체들이 유동성 공급과 세제지원 확대 등을 주문했다.
25일 자동차산업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26개 기관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영향 및 대응'을 주제로 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우리 자동차기업의 해외공장이 연쇄적으로 폐쇄되면서 500만대 생산공장 중 겨우 60만대 수준만 정상 생산되는 상황"이라며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부품 수입도 차질을 빚으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의 줄도산과 산업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기업구호긴급자금은 대·중소기업 구분 없이 지원하고, 기업별 여신한도나 보증한도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며 "필요시에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GDP 대비 10% 이상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경험으로 볼 때 빠르면 3개월 내에 안정화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서 한시적으로 주 52시간 근로규제적용을 배제하는 '(가칭)재난대응 특별노동조치법' 제정을 건의드린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완성차 제조업체와 부품업체 등 7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94.7%가 '코로나19로 애로사항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애로사항으로는 수요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91.5%), 자금조달 애로(36.6%), 마스크 등 방역물품 부족(32.4%), 해외공장의 가동 불안(11.3%) 등을 꼽았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독일, 미국, 일본산 고기능 핵심부품까지 공급 차질이 확산되면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 때보다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현재 국내 자동차기업은 디젤인텍와 에어백, 오디오, 차량용 반도체등 유럽산 핵심부품을 연간 1.8조원 규모로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생산설비 보수와 신차 출시, 연구개발(R&D) 지원 등에 차질을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터키와 인도, 체코 등에 900여명 규모의 해외 출장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