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급식 업체들은 매출이 아예 없습니다.
개학이 연기될 때마다 미리 사놨던 재료들은 다 썩어가고 급식 우유를 납품하던 우유업계 역시 우유가 남아돌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과 경기도 120여 개 학교에 급식 재료를 납품하는 한 급식업체 창고입니다.
3월 개학에 맞춰 준비해뒀던 채소 상자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감자에는 곰팡이가 폈고 당근에는 싹이 났습니다.
"감자는 13톤, 당근은 10톤 정도 폐기했습니다. 4월 6일에 개학한다고 해도 다 폐기해야 됩니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매출은 당연히 0원이지만 재료 구입비는 물론 썩은 재료를 처리하는 비용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40명이 넘던 직원들은 현재 2명만 빼고 모두 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수동 / 급식업체 총괄이사
- "급식업체 어디나 똑같겠지만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암담합니다, 솔직히."
개학 연기로 우유업계도 어렵습니다.
회사 전체 물량의 8%를 차지하던 급식 우유 판로가 막히면서 우유가 남아돌기 때문입니다.
마트에서 1+1 염가세일을 진행하거나 유통기한이 긴 멸균 우유와 분유 등으로 재가공하고 있지만, 이 자체가 손해입니다.
▶ 인터뷰 : 우유업계 관계자
- "그런 재고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잉여라는 뜻이에요. 멸균유가 제조 단가도 비싸고…."
여기에 온라인 개학마저 검토되면서 급식업체들은 한 학기가 통째로 날아갈 위기라며 2학기까지 버틸 수 있을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길기범입니다. [road@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