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명품을 사는데 지갑을 연 20·30대 남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명품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시장의 주 고객층인 여성보다 남성 고객이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결과다.
16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성 명품 장르의 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1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 백화점 매출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대형가전(32.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올해 첫 정기세일을 계기로 명품 매출이 전체적으로 개선됐지만 여성 상품 중심의 명품은 같은 기간 3.3% 신장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 명품과 함께 남성 패션도 전년대비 8.3% 신장하면서 여성에 비해 명품 소비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남성들이 위기를 맞은 명품 업계에서 주요 고객으로 부각되고 있다.
남성 명품을 구매한 고객은 주로 30대였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남성 명품 매출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7.8%였다. 다른 세대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20대 남성의 명품 구매도 급증해 전년 동기대비 5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남성 명품 판매가 신장한 것은 남성 전문관을 운영하면서 남성들의 명품 접근성을 높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명품 매장은 가방, 액세서리 등 주고객층인 여성을 위주로 하다보니 남성 고객들이 다가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하는 20대 후반 남성과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는 30대 남성들이 결혼을 미루는 대신 자신을 가꾸고 문화 활동을 느리는 것에 주목했다. 지난 2011년 강남점에 국내 최초 남성 전문 명품관을 개점한 데 이어 부산 센텀시티, 본점 등에도 연이어 남성 명품관을 마련하면서 고급 취향의 남성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강남점 남성전문관을 2개 층으로 늘리고 루이비통, 펜디, 라르디니 등 명품 브랜드의 남성 단독매장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입점했다. 남성 전문 명품관 규모가 커지면서 이 백화점 매출에서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늘고있다. 지난해 남성 고객 매출은 35.
신세계백화점은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강남점에서 '멘즈 위크' 행사를 진행한다. 버버리,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의 올 봄·여름 신상품을 소개한다. 화장에 관심을 키우는 남성들을 위한 남성 전용 뷰티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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