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기간 먹이를 찾지 못해 앙상해진 북극곰이 점점 녹아내리는 해빙(海氷) 위를 힘없이 걷고 있다.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북극 해빙이 향후 30년 내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
더크 노츠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가 이끈 '해빙모델교차비교프로젝트(SIMIP)' 국제 공동 연구진은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북극 해빙이 2050년 전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기후 정보를 바탕으로 해빙의 양을 예측하는 최신 컴퓨터 모델 40개에 기초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 17일자에 게재됐다.
노츠 교수는 "산업화 이전 대비 현재의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하로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2050년 전에 여름철 북극 해빙이 전부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전까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2100년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하, 가능한 한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얀 해빙은 바다로 오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온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것을 막아 준다. 만약 해빙이 모두 사라진다면 어두운 색의 바다가 그대로 햇빛을 흡수하면서 같은 양의 햇빛으로도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해수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이 같은 북극 해수온도 변화는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잦은 홍수와 가뭄, 폭염과 혹한 등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으로도 직결될 수 있다.
실제로 1979년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래 여름철 북극 해빙은 면적을 기준으로 전체의 40%, 부피를 기준으로 전체의 70%가 사라졌다. 북극 해빙의 양은 1년 중 여름철 직후인 9월에 가장 적은데, 지난해에는 관측사상 두 번째로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여름철 북극 바다에 떠 있는 얼음 조각의 총량이 2019년보다 75% 줄어들어 총 100만㎢ 이하가 되는 경우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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