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불은 지난해 4월 발생한 고성산불과 마찬가지로 양간지풍을 타고 번졌습니다.
봄이면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안으로 부는 국지성 강풍이 해마다 대형산불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불꽃은 사방으로 튀고, 강한 바람이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을 괴롭힙니다.
산불이 난 곳 주변으로는 초속 19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버티고 서 있기 어려운 정도의 강풍입니다.
▶ 인터뷰 : 정정용 / 강원 고성군
- "저도 이런 바람 처음 느껴봤어요. 지금도 보세요. 이건 별거 아니에요. 무서웠어요. 불기둥이 막 올라가니까…"
강풍의 정체는 양간지풍.
봄철 한반도 남쪽에는 고기압이 북쪽에는 저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그 사이로 강한 서풍이 붑니다.
강원도 동해안의 양양과 간성 사이로 불어 양간지풍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불을 몰고 오는 '화풍'으로도 불립니다.
산을 넘으며 공기는 건조해지고, 가파른 경사에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 인터뷰(☎) : 윤기한 / 기상청 통보관
- "강원 산지와 강원 동해안에 바람이 강하게 부는 양간지풍 현상은 4월과 5월 초 사이에 해마다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낙산사가 소실된 2005년 4월 양양 산불, 지난해 4월 발생한 강원 산불 역시 양간지풍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양간지풍은 불씨를 수백 미터씩 날려보내 피해를 키우고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 mbnlkj@gmail.com]
영상취재 :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