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재용 부회장의 기자회견,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인데요.
삼성그룹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산업부 이혁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가장 눈에 띄는 건 이 부회장이 4세 경영 포기를 선언했다는 거에요, 어떤 의미인가요?
【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자녀 승계에 대한 입장을 공식 표명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삼성을 포함해 국내 재벌그룹 대다수가 아주 적은 지분을 갖고있는 총수가 전체를 지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이사회가 총수의 말만 따르는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이 부회장은 외부의 훌륭한 인재를 모셔오는 게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거든요.
앞으로 삼성은 총수경영에서 이사회 중심의 준법경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전망입니다.
다만, 오늘 이사회 개혁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 질문2 】
그렇다면 앞으로 삼성은 누가 이끄는 건가요?
【 기자 】
흔히 CEO라고 불리는 전문 경영인의 권한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물론 각 계열사마다 CEO가 있습니다.
하지만, CEO 임명을 사실상 총수가 하는데, 앞으론 이사회에서 투명하게 실적을 따져 임명하게 됩니다.
▶ 인터뷰(☎) : 박남규 /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이제는 이사회가 명확히 CEO에 대한 선임이나 CEO를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거죠."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식 책임경영 방식이 본격 적용될 것으로 보이고요.
포드나 GM,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처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 질문3 】
이대로 된다면 좋은데 앞서 봤듯이 시민단체는 여전히 비판적인 거 같습니다.
【 기자 】
일단 사법적 책임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요.
또 12년 전, 그러니깐 2008년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총수일가 사퇴를 선언했는데 몇 년 후에 위기를 강조하며 복귀했었죠.
오늘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역시 아직까지 구두선언에 불과하다는 것, 실질적인 책임과 변화가 뒤따르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겁니다.
【 질문4 】
이재용 부회장이 왜 오늘 이시점에 사과를 했을까요?
【 기자 】
물론 삼성 준법감시위 권고에 따른 겁니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있잖아요.
양형사유로 삼으려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박영수 특검이 정준영 판사가 재판을 삼성에 유리하도록 편향적으로 하고 있다며 기피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준법감시위를 주문했던 사람이 바로 정 판사인데 만약 대법원이 재판부를 바꾸지 않는다면 삼성은 법원의 주문을 충실히 따른 만큼 양형에서 참작될 것으로 보이고요.
반대로 재판장이 바뀌면, 이전 재판이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대법원이 인정하게 되어서 재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5 】
두 곳의 반응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네요. 준법감시위와 특검은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 기자 】
준법감시위는 내일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엽니다.
위원들이 모여 삼성의 사과에 대해 검토할 예정입니다.
특검은 "재판장 기피신청을 낸 상황에 이 부회장의 사과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 클로징 】
오늘 이 부회장이 사과문을 직접 썼다죠. 진정성 있는 실천도 뒤따를지 지켜보겠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