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언택트(Untact)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며 배달 서비스를 확대했지만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집콕족 증가에 라면 등 간편식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18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사업 매출은 450억원으로 전년 동기(941억원)대비 52% 급감했다. CJ푸드빌 외식사업 브랜드로는 빕스와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이 있다. 외식 매장이 주로 백화점이나 공원 등 주요 도심 관광지에 위치해있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은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T.G.I 프라이데이스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도 지난 1분기 8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47억원으로 20% 가량 감소했다. 신세계푸드도 1분기 외식사업에서 4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버거와 올반, 보노보노 등의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코로나19에 대비해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해왔다. 롯데지알에스는 지난 2월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등 5개 브랜드의 배달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애플리케이션 '롯데잇츠'를 론칭했다. CJ푸드빌은 빕스와 계절밥상 등에서 온·오프라인 연계(O2O) 테이크아웃 전용 메뉴를 출시하고 네이버 스마트주문 등을 도입해 언택트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체적으로 줄어든 소비 심리를 배달 서비스로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외식 성수기인 2~3월 입학과 졸업식이 취소되고, 개학 연기에 따라 단체 주문이 실종되면서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반면 라면과 과자, 간편식 등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꺼리는 집콕족이 늘면서 간단히 끼니를 떼울 수 있는 간편식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 끼에 1~2만원이 훌쩍 넘는 외식과 비교해 단가가 낮았던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 라면 매출이 국내외에서 급증하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3% 늘었다. 농심도 영화 기생충 효과에 라면 사재기 현상이 더해지면서 101.1% 증가한 6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무려 2배 늘었다.
이밖에 오뚜기도 소스류 등 기업간 거래(B2B) 감소에도 불구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 8.3% 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오리온도 스낵류 판매가 증가하면서 1분기 영업이익이 25.5% 증가한 9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외식 매장이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 몰려있고, 주택가에는 없다보니 배달 특수를 누리기에 한계가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상반기 이후부터는 방문객 수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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