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는 코로나19이후 식량난과 식량안보 이슈 속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양질의 식품을 섭취해야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경폐쇄나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식량 생산과 수확, 물류 등에 차질이 빚어져 식량 공급망 붕괴 염려가 커지는 가운데 식물성 대체육·대체단백질, 곤충단백질 등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포배양육과 공기 단백질 등 첨단 푸드테크 역시 역시 안전성이 검증되고 생산단가가 내려간다면 장기적으로 또다른 대안이 될 전망이다. 환경과 윤리적 소비, 건강 등 이유로 채식주의자들 중심으로 소비되던 대체단백질 제품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건강이슈와 식량난 해결=전문가들은 푸드테크가 ‘먹거리‘가 중요한 시대에 답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발표식품과 건강식품등을 중심으로 한 ‘K푸드‘의 경쟁력을 키우고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식량안보는 한국에도 발등의 불이다. 국내 식량 자급률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육류 자급률은 지난해 기준 62.8%로 1999년(76.7%) 이래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29년 전망치도 62.8%로 개선될 것으로 보기 힘들다. 농산물과 곡물류 역시 자급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곡물류 자급률은 50%도 채 되지 않는다. 올겨울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다 또다른 대규모 감염병 사태가 발생한다면 단백질 자원을 포함한 식량 자원 확보에 취약한 구조다.
최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코로나19로 올 연말까지 전 세계 기아 인구가 현재 1억3500만명 가량에서 연말까지 2억6500만명가량으로 2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기아의 원인은 주로 전쟁, 날씨, 경기침체 등이었지만 코로나19로 야기된 식량 공급망 붕괴로 식랑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본 것. 일부 국가에선 식량 과잉이 일어날 수 있지만 자급률이 떨어지는 국가에선 심각한 식량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염려된다.
전문가들은 더높은 수준의 대체단백질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콩의 원산지인 한국은 오랜 기간 콩을 다뤄본 경험과 두부 등 가공식품을 만들어온 노하우가 있어 정부와 기업이 좀더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나선다면 식물성 대체단백질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해나갈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드테크 권위자인 김소형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은 아직 식물성 대체육 핵심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콩 가공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식물성 대체육 기술 발전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곤충 단백질과 해조류도 한국이 앞서나갈 수 있는 분야"라며 "특히 곤충은 분말형태로 만들어 사람들의 거부감을 없애면 고단백 영양식이나 환자식 등에도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도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동원F&B는 비욘드미트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이달 콩과 곤약 등으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고기대신'을 내놨다. 롯데리아와 롯데푸드도 올들어 식물성대체육 제품을 내놨고 CJ제일제당, 농심, 풀무원 등도 대체육·대체단백질 제품 개발에 나섰다.
물론 세포배양육이나 공기 단백질 등은 상용화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고 식물성 대체육도 주원료가 콩이기 때문에 글로벌 곡물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다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국에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콩 증산이다. 이철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30%가 채 안되는 국내 콩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려 단백질 자원을 확보하는게 핵심"이라며 "한반도가 원산지인 콩은 국내 토양과 기후에 최적화된 작물인데다 산지나 쌀이 과잉생산된 논 등을 경작지로 활용할 수도 있어 정부의 정책적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축산업 타격에 반사이익=대규모 밀집 사육을 하는 공장식 축산업이 코로나19를 포함한 대규모 전염병의 발병과 확산에 취약하다는 점도 향후 대체육 산업의 성장전망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진화생물학자인 롭 월리스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장식 축산업은 가장 위험한 병원균을 배양하는 최상의 방식"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슈퍼 박테리아 출현 사례도 계속 보고되고 있다.
김소형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미국 돼지 농장에서 동물과 사람간 코로나19 교차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며 "가축과 대규모 축산업이 전염병에 취약하고 그에 따른 공급 불안정 때문에 대체육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내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물성 대체육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기존 대체육 소비 '윤리적 소비'와 건강 등의 동기에서 주로 비롯됐다면, 코로나19사태 이후엔 타이슨푸드, 스미스필드푸드 등 육가공업체들의 공장폐쇄로 육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기획취재팀 = 이호승(네덜란드·핀란드) 기자 / 심희진(미국)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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