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경제전망기관들 사이에선 한국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부의 경제정책 싱크탱크로서 비관론보다 낙관론에 손을 들어준 모습이다.
20일 KDI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작년 11월에는 올해 성장률은 2.3%로 예상했는데 이번에 0.2%로 2.1%포인트 낮춘 것이다. 0.2%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민간소비는 국내총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심리가 악화하는 가운데 해외여행 제한으로 서비스수입이 급감하며 큰 폭으로 축소됐다"며 "수출 역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주요국의 봉쇄조치로 인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성장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KDI는 올해 민간소비가 2.0% 감소하고 수출은 3.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분기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밀접한 서비스수출이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2분기 들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상품 수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 역시 글로벌 반도체수요 회복과 작년에 부진했던 기저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되면서 올해 0.9% 증가에 그치는 등 낮은 성장세를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민간부문의 경제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KDI는 "정부지출이 경제규모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기여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반면, 민간부문의 성장세는 둔화되면서 경제 역동성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위축과 유가하락 등이 겹치면서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0.4%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책연구기관이 지나치게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DI는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와 해외에서 언제부터 둔화되는지를 기준으로 기준·상위·하위 등 3개 시나리오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도출했다. 성장률 0.2%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전 세계에서는 하반기부터 둔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를 가정해 나온 수치다. 그러나 희망과는 달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활동이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6%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로서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이미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4%로 떨어진 상황인데, 분기별 성장률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더욱이 일정 시차를 두고 지표에 반영되는 수출과 투자 감소는 2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돼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2%로 전망했고, 최근 한국금융연구원도 수정 전망치를 통해 코로나19의 수요·공급 동시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급격히 위축돼 올해 경제성장률이 -0.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KDI도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코로나19의 확산 범위와 기간에 따라 크게 달리질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KDI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전 세계적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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