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수평화·효율화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변화가 보다 가속화할 전망이다. 2개월 만에 주재한 오프라인 임원회의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일본에서 입국한 후 2주간 자신이 경험했던 새로운 근무 방식의 장점을 수차례 언급했다. 신회장은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임원회의에서 "직접 방문이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오히려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더 자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며 "근무 환경 변화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당연히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업종별, 업무별로 이러한 근무 환경에서 어떻게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과거 타 그룹사에 비해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지녔던 롯데그룹의 변화는 2~3년전부터 이미 변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순혈주의와 경직된 조직논리를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변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조직은 롯데 e커머스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 e커머스 임원 14명 중 4명을 제외한 10명(71%)이 외부 출신이다. 직원 650명 중에서는 외부 출신 인력 비중이 훨씬 더 높다. 롯데 그룹 출신 직원은 10~1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외부 출신 인력은 조직 전반적으로 포진해 있지만 개발자·MD 등 직군에 보다 집중돼 있다.
이러한 조직 특성 덕분에 e커머스는 시장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유지하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롯데 e커머스 관계자는 "실제로 롯데e커머스에서는 유통계열사 7곳을 통합한 '롯데온(ON)'을 운영하면서 발견되는 문제점을 직책고하를 막론하고 열려진 공간에 누구나 이슈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슈화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누구나 내놓을 수 있고 합당한 아이디어라 판단되면 관련 팀에서 이를 접목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다. 특히 롯데 e커머스는 유통시장의 온라인 이행에 따라 지난달 롯데ON을 출범하는 등 그룹내 역할을 키워가고 있어 이같은 유연한 조직문화가 그룹 전체에 확산될지 주목된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말부터 조직 슬림화를 통해 유연하고 신속한 조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롯데쇼핑 조직은 기존 백화점·마트·슈퍼·롭스 각자 대표체제에서 각 사업부장 형태로 전환했다. 대신 강희태 롯데그룹 부회장(유통 BU장)이 통합대표를 맡아 각 채널의 운영을 효율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룹 대표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본사 스태프 조직의 13%를 각 점포로 보냈다. 기존 '본부'-'부문'-'팀'으로 이어졌던 구조는 본부-팀, 본부-부문으로 단순화했다. 백화점 조직 개편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점진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롯데쇼핑 내부에서는 조직개편으로 의사결정이 단순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직원 개인이 점점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본부장과 각 팀장의 판단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본부와 팀 사이를 조율하던 부문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본부장이 부문장 역할을 겸임해야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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