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희귀 소아질병 의약품'(RPD)으로 지정됐다. 26일 한미약품은 "FDA가 지난 24일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를 소아에서 발생하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를 위한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RPD는 희귀 소아질환을 예방·치료하는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제정된 FDA 내 특수 프로그램이다. RPD 지정을 받은 적응증으로 해당 후보물질 시판허가를 받으면 향후 심사우선권 등을 제공받는다. FDA 허가 심사를 6개월 안에 완료할 수 있는 특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지난 2018년 FDA로부터 이미 일반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로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소아질환 분야 희귀 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됐다.
선천성 고인슐린증은 신생아와 소아에게 심각하고 지속적인 저혈당을 일으키는 희귀 질환으로 신생아 2만5000~5만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 이 가운데 60% 정도가 생후 1개월 안에 진단을 받는다. 현재까지 해당 질환으로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어 다수 신생아와 소아들은 조기 진단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허가 외 처방'(오프라벨) 등 불충분한 치료만 받을 수 있어 심각한 저혈당에 따른 뇌손상 위험이 큰 상황이다.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체내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짧은 반감기와 생체 유사환경에서의 부족한 용해도 등을 개선한 세계 최초의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후보물질이다. 선천성 고인슐린증 등 만성 저혈당 질환을 앓고 있는 유소아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치료제는 현재 미국에서 비만적응증에 대해 임상 1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 식품의약청(EMA)으로부터 선천성 고인슐린증(2018년)과 인슐린 자가면역 증후군(2020년) 치료를 위한 희귀 의약품으로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현재 자사가 개발 중인 혁신 신약 후보물질은 미국 FDA와 유럽 EMA로부터 12건의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다"며 "지속적 연구개발을 통해 희귀 질환으로 고통받는 유소아를 비롯한 전세계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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