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핵심 부품이 단돈 700만 원에 고물상에 팔렸다가 가까스로 되돌아왔습니다.
핵심 부품이라면서 고철이 되도록 관리도 안했고 내용물도 확인하지 않은 채 버린 겁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3월, 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는 평택 고물상에 부품 10개를 700만 원에 팔았습니다.
고철을 무게로 재서 매긴 값입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나로호의 핵심 부품 '킥모터'가 포함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킥모터는 발사체에 실린 위성을 목표 궤도에 진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2016년 전시를 마친 뒤 관리를 잘 안 해 녹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항우연은 심지어 상자 속 내용물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고물상에 넘겼습니다.
▶ 인터뷰(☎)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
-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녹슨 철제 보관박스로 인지했습니다. 뚜껑을 열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항우연은 500만 원을 주고 킥모터를 되사왔습니다.
300억 원을 투자한 나로호 핵심 기술이 자칫 외부로 유출될 뻔한 아찔한 순간으로, 항우연의 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이창진 /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
- "보안을 요구하는 연구임에도 이력이 보관되지 않고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과연 본연의 자세가 돼 있는가."
항우연은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