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면세업계가 올 하반기에도 영업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면세점들은 근무일수 단축과 유급휴직 등 허리띠 졸라메기에 나선 가운데 다음달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입찰 흥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연결 기준)은 1조46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96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신라면세점 영업이익은 1520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도 50% 감소한 1조4529억원에 그쳤다. 영업손실은 735억원이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흑자를 유지했으나 2분기에만 77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 매출은 7996억원으로 45.7% 줄었다. 적자 규모는 694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하늘길이 막히며 면세점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32만8348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97.8% 감소했다. 실제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시내점 매출감소율은 30~40%대에 불과한 반면 공항점은 90% 이상이었다.
면세업계에서는 지난달 일부 유럽국가가 한국인 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이달 초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40명 사이를 열흘간 유지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자 영업 정상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그러나 교회발(發) 집단감염으로 최근 닷새간 신규확진자가 990여명으로 치솟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흑자 전환은 아니겠지만 올 3분기에는 전분기대비 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도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우려되면서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영업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오는 30일까지 전체 인력을 절반씩 나눠 격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전까지는 각 팀별로 4개조를 꾸려 일주일씩 재택에서 근무해왔다, 또 지난 3월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 4일제 근무도 지속한다. 신라와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6월부터 도입한 희망자 대상 유급 휴직을 이달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흥행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천공항공사는 다음달 14일까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제4기 2차 면세점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공사 측은 임대료(최저수용가능금액)를 이전보다 30% 낮추고, 코로나19 사태 회복 때까지 매출연동제를 도입하는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경우 사업자들은 매출이 발생하는 만큼만 임대료를 내면 된다.
입찰 대상은 대기업 사업권인 DF2(향수·화장품), DF3(주류·담배·식품), DF4(주류·담배·식품), DF6(패션·기타) 4개와 중소·중견 사업권인 DF8(전 품목), DF9(전 품목) 등 총 6개다. 현재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각각 DF3, DF2·4·6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입찰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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