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국내 천연화장품 원료시장 1위 기업 SK바이오랜드를 1205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SK바이오랜드를 인수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기존의 유통(백화점·홈쇼핑·아울렛·면세점), 패션(한섬), 리빙·인테리어(리바트·L&C)에 이어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까지 4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사업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케이블방송 사업을 정리해 마련한 자금 등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사업을 위한 추가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확대하면서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8일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인 현대HCN을 통해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의 지분 27.9%(경영권 포함)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는 그룹의 비전인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으로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SK바이오랜드 인수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 등 라이프스타일부문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뷰티 및 헬스케어 부문 외에도 향후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그룹 3대 핵심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이종 신사업 등에도 지속적인 투자와 M&A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인 SK바이오랜드는 1995년 설립됐으며, 2015년 SK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1063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바이오메디컬 사업이 주력으로 천연물을 활용한 추출·발효·유기합성 등에 핵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 5개 생산공장(천안·안산·오창·오송·제주)과 두 개의 중국 현지 법인(해문, 상해)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SK바이오랜드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경우 원료 부문 자체 경쟁력을 활용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다. 또 바이오메디컬 사업도 연구개발(R&D)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인재 확보 등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SK바이오랜드가 화장품 원료를 비롯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유연한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계열사인 한섬을 통해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뷰티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메디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곧 매각할 케이블방송 회사인 현대HCN을 통해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한 이유는 현대HCN의 '풍부한 현금 유동성' 때문이다.
현대HCN은 오는 11월 현대퓨처넷(존속법인)과 현대HCN(신설법인)으로 회사 분할을 앞두고 있다. 이번 SK바이오랜드 인수는 존속회사인 현대퓨처넷이 맡게 된다. 현대HCN은 최근 KT스카이라이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신설법인의 매각 논의를 진행중이다. 매각가는 6000억원 내외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HCN의 기존 보유금 3500억원을 합치면 1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HCN이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미래지향적인 신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어 이번 투자 목적에 부합된다고 판단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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