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베이직' 종료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이 '가맹택시' 사업을 중심으로 재점화되고 있다. 카카오와 KST모빌리티의 힘겨루기 속에 타다 운영사인 쏘카, 현대·기아차가 투자한 포티투닷 등이 이 시장 진출을 속속 타진하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격전이 예상된다. 향후 1~2년 내로 택시 운송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기아·현대차에게 투자받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구 코드42)'은 지난 3월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운송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이는 가맹택시 사업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공개서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유모스탭'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맹사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가맹사업법에 따라 정보공개서를 통해 가맹 희망자에게 의사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카카오 T 블루'나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는 1만대 수준의 차량을 확보해 전국 서비스 기반을 마련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나투스는 가맹택시 브랜드 '반반택시 그린'을 내달부터 가동할 방침이다. 연내 3000대 차량을 굴리는게 목표다. 택시업계와의 갈등으로 타다 사업을 접은 쏘카마저 최근 공정위에 정보공개서를 제출하면서 이르면 올 연말까지 타다 앱을 활용한 가맹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통과 이후 가맹택시 시장이 모빌리티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종전의 타다 베이직이 모빌리티 기업 주도의 공유경제 모델이라면 가맹택시는 택시업계와 플랫폼 기업의 공생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가맹택시는 플랫폼 기업이 법인·개인택시와 함께 하기 때문에 기존 카풀·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 서비스와 달리 택시업계의 반발 가능성이 낮고, 빠른 확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올해 3월 이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 사이에서 공격적인 확장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1500대 수준이던 카카오 T 블루의 차량 수는 올해 4월 말 5200대, 6월 말 9800대로 늘었다. 마카롱택시도
■ <용어 설명>
▷ 가맹택시 = 법인·개인택시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이 택시 호출 서비스의 품질을 관리하고 그 대가로 정해진 수수료를 받는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이 기사를 고용하거나 차량을 직접 운영할 필요가 없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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