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연구소에서 교육받은 외국인 연수생이 교육 직후 고국으로 돌아가 현지 공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 기업은 해당 확진 인원이 한국에서 코로나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이 머문 연구소 건물을 하루 간 전격 폐쇄했다.
3일 현대자동차 측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최근까지 교육받은 터키 연수생 가운데 2명이 고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됐다. 현대차 터키법인(HAOS) 소속 28명의 연수생은 남양연구소에서 신차 조립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지난 7월 28일 한국에 도착했으며 당시 인천공항에서 코로나 검사를 통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외국에서 입국한 만큼 현대차 파주인재개발센터에서 지난달 11일까지 2주간 격리생활을 보낸 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주간 남양연구소 PDI(Pre-Delivery Inspection) 2동에서 신차 조립 관련 교육을 받았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 연구개발(R&D)의 심장부로 347만㎡ 부지에 디자인연구소와 설계센터, 주행시험장 등을 갖춘 곳이다.
특히 이 연구소에는 신차 성능을 테스트하는 PDI 건물이 3개동 자리잡고 있다. 터키 연수생들은 이 가운데 2동 건물에서 주로 교육을 받은 뒤 지난 1일 밤 11시 45분 한국을 떠나 터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일 오전 6시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이들은 귀국 후 이스탄불 현지 공항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으며 28명 가운데 2명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해당 연수생들은 주로 PDI 2동 1층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식사는 외부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별도 숙소를 사용했으며 숙소와 식당, 교육장 등은 전용 버스를 통해 이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한국 귀국 당시엔 코로나 음성이었다가 남양연구소 체류 직후 터키로 돌아가 그 가운데 2명이 양성으로 확인된 만큼 현대차는 이들이 한국에서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3일 오전 6시부터 PDI 2동을 전면 폐쇄하고 해당 동 근무자들의 출근을 금지시킨 뒤 건물 방역 소독을 실시했다. 연구소 내 나머지 건물 근무자는 3일 정상 출근했다. PDI 2동은 4일 오전 6시까지 폐쇄되며 이후엔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3일 저녁 "현재 보건당국 역학조사가 실시되기 전이어서 건물 방역 외에 별도로 진행하는 사항은 없다"며 "남양연구소는 일반적인 공장과 달리 PDI동을 비롯해 각 건물이 모두 분리돼 있어서 상대적으로 감염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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