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접근할 수 없는 도시를 접근 가능한 도시로, 장벽높은 도시를 장벽없는 도시로 만드는 일은 배려가 아닌 당연한 도시의 의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일 저녁 본인 유튜브 채널에 올린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내비' 동영상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운영하는 규제 해소 프로그램 '샌드박스' 사례를 본인이 직접 내레이션해 제작한 동영상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다.
샌드박스가 해결한 이번 과제는 시각장애인 보행경로안내서비스 관련 규제다. 해당 서비스를 개발한 이시완 LBS테크 대표는 영상 인터뷰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낯선 곳에 갔을때 가장 힘든건 건물 입구를 찾는 문제"라며 "입구 정보가 정확하지 않으면 이동에서 멈추고 이용까지 갈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대한 규칙 등 현행 관련법은 건물평면도에 대해 정부나 건물주 동의 없이 열람을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시각장애인에게 건물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작 해당 건물 출입구가 어디 있는지를 알려줄 길이 없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는 시각장애인 보행안내를 위한 목적으로 건축물 평면도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2년간 실증특례를 지난 9월 결정했다.
후전적 시각장애인인 이도건 씨는 영상 인터뷰에서 "첨단기술을 외치면서 모두들 가장 최첨단 기술만 누리려 하는데 '속도'라는 개념으로 봤을땐 우리에게 너무 빠르다"며 "빠르지만 같이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맞춰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성숙한 사회에서 당연히 할 서비스를 법 제도를 혁신해 우리도 해보자는 것이 샌드박스의 철학"이라며 "우리의 무심함과 미숙함이 만든 사회 불
그는 해당 동영상을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불평등과 차별이 두드러지게 설계된 제도와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배려를 한다는 것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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