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 FW TNGT 시그널 라인 <사진제공=LF> |
패션업계에서 젠더리스는 기존 성별의 구분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의류, 여성의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중성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패션을 뜻한다. 여성들이 무조건 남성복 스타일의 옷을 입었던 1970년대 '유니섹스' 트렌드와는 차이가 있다. 유니섹스는 현재 패션업계에서 남녀 겸용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젠더리스는 진부함과 규칙을 거부하는 밀레니얼 ·Z세대(MZ세대)가 특히 열광한다. 남성 모델들이 핑크 색상 재킷을 입거나, 여성 모델이 남성용 슈트, 투박한 워크웨어(사무복이나 작업복 요소가 더해진 패션)를 입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여성복보다 모던한 컬러감과 기본에 충실한 소재를 사용하는 남성복에 매력을 느끼는 여성 고객과 남성복에서 보기 드문 컬러와 디테일을 찾는 남성 고객이 늘고 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TNGT는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해 파스텔톤의 핑크, 민트부터 라임, 코랄, 오렌지, 옐로우 등 기존의 여성복에서 주로 쓰이던 화사한 색상의 제품 스타일을 전년대비 약 10% 늘려 기획했다.
TNGT는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해 유니섹스 라인인 '시그널(S;GNAL)'을 론칭하고 커플 시밀러룩에 적합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파스텔톤 핑크 색 바탕에 하트 자수로 포인트를 준 남녀 공용 오버핏 셔츠와 맨투맨,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 디테일을 더한 루즈핏 울혼방 남녀 공용 코트를 선보이는 등 성(性)의 고정관념을 깬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고 있다.
2019년 탄생한 고감도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도 젠더리스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니트, 코트, 재킷 등 다양한 품목에서 주력 제품을 남녀 모두가 입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올 겨울 시즌엔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울 코트를 선보였다. 더블 브레스티드 디자인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하면서 여성복에서 주로 쓰이던 벨트 디테일을 적용해 이색적인 느낌을 더했다.
↑ 스튜디오 톰보이 2020 겨울 컬렉션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
우리나라 1세대 여성복 브랜드였던 스튜디오 톰보이는 론칭 당시부터 유행을 좇기 보단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승부해왔다. 세련된 오버사이즈 스타일로 남성 고객들의 관심도 끌면서 스튜디오 톰보이 여성복 매장을 찾아 오버사이즈 티셔츠, 와이드 팬츠 등을 구매하는 남성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이에 맨즈 라인을 기획했고 지난해 가을부터 남성 제품도 출시하고 있다.
올 겨울엔 남녀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오버 사이즈 코트, 다운 점퍼, 재킷 등을 선보였다. 남녀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핸드메이드 코트, 체크 재킷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초도물량의 절반 이상이 판매되고 재주문에 들어갈 정도다.
젠더리스 트렌드가 확산되며 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던 슈트를 찾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슈트가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의 하나가 됐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시즌리스 패션 브랜드 '10MONTH'는 봄 시즌 처음 선보인 마스터핏 슈트의 선풍적 인기에 올 가을 슈트를 확대 출시했다. 올해 9월 론칭한 온라인 전용 여성복 브랜드 '브플먼트'가 출시한 브라운 색상 슈트는 출시 한 달 만에 80%에 달하는 판매율을 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새드스마일 플리스 풀오버 <사진제공=코오롱FnC> |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는 온라인 주력 라인 '새드스마일'을 통해 남녀공용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복 특유의 심플한 스타일로 여성 고객들의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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