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박서준, 송중기, 수지, 아이유, 이병헌, 이효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들 스타에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또는 한때 주류 광고 모델이었다는 점이다. 주류 광고를 보면 현재 대세인 인기 스타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스타를 통한 마케팅은 주류업체들이 다른 방식보다 선호하는 주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
↑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모델 블랙핑크 제니<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
지난 2일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의 모델로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니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조사하는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연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블랙핑크의 앨범 '디 앨범(THE ALBUM)’은 120만 장 판매를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인기 있는 스타인 제니를 통해 최근 도수를 낮추고, 대관령 기슭 암반수를 강조한 디자인 리뉴얼을 단행한 처음처럼을 적극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주류 업계가 스타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제품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주, 맥주 등 주류 제품은 가격, 환경보호 문제, 원료 등 다양한 제약으로 제품 차별화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디자인은 품질 보존, 재활용 문제 등의 이유로 녹색 소주병, 갈색 맥주병 등 고착화된 형태를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다. 맛도 마찬가지다. 일괄 납품 구조의 주정 산업, 정부 통제를 받는 제품 가격 및 원료 등 때문에 차별화가 어렵다. 주류업체 측은 "제품에 차별성이 크지 않아 스타를 활용해 브랜드를 차별화시키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
↑ 하이트진로 참이슬 모델 아이유<사진제공=하이트진로> |
소비 형태도 중요한 이유다. 많은 소비자들이 사전 정보, 탐색 시간 등이 적은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주류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하기 보다 감성적, 직관적인 구매 형태다. 이와 같은 상품을 소비자행동론에서는 '관여도가 낮은 상품'이라고 부른다. 관여도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소비자가 정보 탐색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정도를 의미한다. 고급 위스키, 와인 등 일부 고가의 제품을 제외하고 주류는 일반적으로 관여도가 낮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
↑ 하이트진로 테라 광고 모델 배우 공유<사진제공=하이트진로> |
관여도가 낮은 상품의 경우 스타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스타의 이미지를 활용한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접근을 시도할 때 소비자는 스타에 대한 선호도와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동일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처음처럼이 출시 초기 광고 모델인 이효리의 이미지를 활용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는 스타의 이미지를 제품의 이미지와 연결시킨 주류 업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강력한 정부의 규제도 주류업체들이 스타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주류 광고의 경우 광고 시간, 문구, 장면 구성, 매체 이용 등에 많은 제약이 있다
. 마케터의 창의력을 활용한 광고 집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손쉽게 제품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스타 마케팅을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광고의 경우 규제가 엄격해서 짧은 시간 동안 스타를 활용해 광고 효과 극대화하는 전략이 발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