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총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제작 파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능국 부장급 이상 보직 PD들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측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방성근 예능1부국장, 김정욱 예능2부국장 등 MBC 예능국 부장급 이상 보직 PD 6명은 5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사측이 노조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한편,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시 제작에서 손을 뗄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성명에 참여한 이는 방, 김 부국장 외에 권석, 조희진, 사화경, 이민호 부장 등이다. 이들은 "현재 14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무한도전' '일밤' '우리 결혼했어요' '웃고 또 웃고'가 4~5주째 재방되거나 불방됐다. 개편을 준비 중인 프로그램들도 진행을 멈춘 상태이고, 편성이 예정되었던 '나가수2'와 새 시트콤도 기일을 맞출 수 있을지 오리무중의 혼돈 속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로지 프로그램만 생각하던 예능PD들이 모두 제작현장을 떠났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프로그램을 내려놓고 떠난 후배들의 아픔과 진심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우리 보직PD들은 후배들의 공백을 메우려 애써왔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요 예능프로그램들을 결방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며 "이는 예능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시청률의 최전선에 서 있다. 한번 떨어진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몇배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금의 상황을 돌아볼 때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김재철 사장이 노조와 현재의 파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의 절박하고 간절한 충정이 외면당한다면 제작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2', '놀러와'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등은 보직 PD가 직접 제작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마저 제작 현장을 떠날 경우 MBC 예능은 사실상 '올 스톱'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후속으로 편성된 '스탠바이'(가제)는 제작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며, '일밤'은 31년 만에 처음으로 외주 제작사에 제작을 맡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인기 예능 '무한도전'은 6주째 결방이 불가피한 상태다.
한편 '해를 품은 달'의 오경훈 CP를 비롯해 경영, 기술, 드라마, 편제 등 전 부문의 부국장 2명과 부장 10명 등 보직간부 12명도 무더기로 보직을 사퇴하며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보도국의 김세용, 최일구 부국장 포함 17명의 보직간부들도 보직을 사퇴하고 파업에 동참하고 있으나 사측은 이날 오전 인사위원회를 열고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을 해고했다. 이용마 기자의 해고는 지난 달 29일 박성호 기자회장에 이어 두번째다.
또 최일구, 김세용 앵커를 비롯해 노조 편성제작부문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식 PD에 대해서도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으며, 지난 달 동반 보직 사퇴한 정형일 전 보도국 문화과학부장, 한정우 전 국제부장, 민병우 전 사회1부장 등에게도 정직 2개월을, 노조 교육문화국장을 맡고 있는 김정근 아나운서에게는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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