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소재 고갈 및 미션 선택과 수행 상의 식상함, 재미와 감동의 적절한 조화를 이룬 ‘다큐예능’의 기능 상실 등 원론적인 부분의 재탐색 보다는 초반 관심몰이에 효과 적인 캐스팅에 의존한 새 멤버 구축에만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어 멤버 간 신뢰만큼 중요한 멤버와 제작진의 신뢰도 구축의 첫 단추가 잘못 됐다는 지적이다. 일방적인 통보식의 멤버 교체가 내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복수 관계자들의 아쉬움 섞인 평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는 것.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자체의 포맷 보다도 멤버들 간 자연스러운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예능과 다큐 사이의 가슴 따뜻한 훈훈함을 전해줬던 기존의 장점을 갑작스러운 개편만으로 얼만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냐에 대한 의문이다.
앞서 형제 프로그램인 ‘1박2일’ 역시 국민예능의 타이틀에도 불구, 장기간 구축해온 익숙해진 포맷에 대한 지적, 멤버 하차 등 ‘시즌1’에 대한 안팎의 잡음이 끊이질 않아 결국 충분한 준비기간 없이 ‘시즌2’를 시작했다.
김승우, 주원, 차태현, 성시경 등 초호화 라인업을 구축하며 ‘시즌2’는 초반 시선몰이에 성공,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예전의 명성을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화려한 라인업에 가려 ‘1박2일’ 고유의 친숙함과 소소한 재미는 반감됐고 ‘시즌2’만의 개성과 신선함이 부족해 시종일관 ‘시즌1’ 과 비교를 당해야 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형제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 역시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워낙 장기간에 걸쳐 쌓아온 ‘시즌1’의 아우라가 너무 강력했다는 점을 비롯, 멤버들 간 자연스러운 조화와 신뢰를 쌓기에 시간은 터무니없이 부족했던 점, 노조 파업의 거센 여파 등이 고전 요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멤버들과 제작진 사이에서 충분한 대화가 오갔고 외부의 지적이 거셀수록 더욱 똘똘 뭉쳤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 이어졌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뢰를 잃지 않았고 멤버들 간 친분도 어느 정도 쌓인 상태이기에 아직 시간은 걸리겠지만 향후 안착 여부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남자의 자격’의 경우, 2일 현재까지 잔류가 확정된 기존 멤버는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등 총 3명. 하지만 신입 멤버로 김준호 김준현 주상욱의 합류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당초 거론됐던 차인표, 심태윤, 김경호 등의 투입이 불투명해져 기존 멤버 잔류 여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제작진까지 전면 교체되면서 ‘남자의 자격’ 역시 제작진과 멤버들 간 신뢰도 구축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멤버 간 신뢰와 대등하게 중요한 요소가 제작진과 멤버들 간의 신뢰이기 때문. 하지만 일각에서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일방 통행식 결정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즌2’ 교체 시기 및 환경이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특히 예민해져 있을 멤버들에겐 더욱 힘이 빠지는 상황. 특히 평균 연령 42세 멤버들로 구성돼 ‘다큐예능’의 시초로 알려진 ‘남자의 자격’ 만의 끈끈한 정과 사람냄새 나는 특유의 리얼함이 이 같은 상황에서 잘 나타날 수 있을 지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형제 프로그램인 ‘1박2일’이 탄탄한 전작의 성공에도 불고 부족한 준비로 인해 고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의 자격’이 다소 부실한 기반을 바탕으로 섣불리 ‘시즌2’ 를 외친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급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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