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한국 공포영화는 너무 한과 저주, 원혼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
영화 ‘두 개의 달’의 제작사 고스트픽처스의 대표이자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쓴 이종호 대표는 2일 오후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20년 동안 공포소설을 쓴 입장에서 공포라는 장르는 오락적인 요소가 강한 장르인데 다른 소재나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이야기를 썼다”며 이 같이 말했다.
‘두 개의 달’은 공포영화 전문제작사를 목표로 세운 고스트픽처스의 창립작이다. 1년에 매년 1편씩 새롭고 신선한 공포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영화는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집을 배경으로, 비밀을 간직한 공포소설 작가 소희(박한별)와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 석호(김지석), 공포에 질려 두려움에 떠는 여고생 인정(박진주), 미스터리한 인물(라미란)을 통해 시종일관 관객을 몰입시킨다.
초반부터 궁금증이 일고,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들이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다. 귀신이 된 인물이 주인공들을 괴롭힌 이유가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신선한 소재는 관객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과 ‘요가학원’(2009)에 이어 또 한 번 호러퀸으로 나서는 박한별은 “그동안 러브콜이 들어오는 작품을 보면 차가운 느낌의 작품이 많은 것 같다”며 “그동안 맡아온 역할이 따뜻한 느낌이 아니라 도도하고 차가우며, 감정이 없을 것 같은 캐릭터를 맡아서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제는 공포 영화든 다른 영화든 차가운 역할 말고 따뜻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바랐다.
박진주는 “여고생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어 은어나 욕을 하고 싶었는데 ‘써니’에서 너무 많이 해 이번에는 최소한으로 하려고 했다”며 “무서운 것에 중점을 두고 촬영에 임했다”고 회상했다.
김지석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배트맨 나이트 라이즈)를 견제하는 멘트로 주위를 웃겼다. 그는 “지난주에 ‘스파이더맨’의 신작이 개봉했고, 다음주에는 ‘배트맨’ 신작이 돌아온다”며 “나도 국방의 의무를 채우고 2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사건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인 라미란은 “공포영화는 처음이라 많은 장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부분이 거의 없다”며 “아무 장치도 안 하고 영화를 찍을 수 있어 놀랐다. 그래서 관객들이 더 소름이 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동빈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만족했다. 특히 김지석을 향해 “지질한 대학생이었다가 자신의 존재를 알고 이를 부정하는 광적인 인물을 제대로 연기했다”며 “후반부에 준
비해온 것을 보고 놀랐다. 영화가 잘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칭찬했다. 라미란을 향해서도 “가장 고민을 한 캐릭터인데 화끈하게 연기해 한 방을 보여줬다”고 추어올렸다.
영화는 12일 개봉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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