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스릴러 한 편이 관객의 심장을 조일 예정이다. 8월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이웃사람’(감독 김휘)이 그 주인공. 할리우드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김윤진(39)과 영화 ‘아저씨’의 헤로인 김새론(12),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발산한 김성균(32) 등이 힘을 합친 기대작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에서 인기 있는 김윤진이 비중이 크지 않음에도 출연한다고 해 화제가 됐다. 개봉이 한 달이나 남았지만, 새롭게 출연하는 미국 드라마 ‘미스트리스’ 촬영차 미국에 가야하는 김윤진을 미리 만나 할리우드 생활과 영화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는 연쇄 살인마와 살해당한 소녀, 그리고 주변 이웃들 간에 일어나는 사건을 긴장감 넘치게 담았다. 김윤진은 극중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여선(김새론)의 엄마 경희를 연기했다. 그간 ‘세븐 데이즈’, ‘하모니’, ‘심장이 뛴다’ 등에서 강인하고 적극적인 엄마를 연기했다면 이번에는 아이가 자기 잘못으로 살해당했다고 생각하는 소극적인 캐릭터다.
김윤진은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좋아 ‘경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깜짝 놀랐다”며 “내가 엄마 역할을 많이 해서 거부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하지만 나는 내 역할보다 전체 대본이나 감독, 배우 등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고 웃었다.
또 “내가 평생 주인공 할 것도 아니다. 엄마 역할을 했어도 모두가 다 다른 캐릭터였다”며 “‘왜 또 엄마 역할 했나요?’라는 질문 받기가 싫어 좋은 영화에 참여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꼬집을 예정이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마주쳐도 고개조차 끄덕이지 않고 주위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현실을 투영, 이야기를 끌어간다.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거든요? 어렸을 때 엄마가 ‘옆집 아주머니에게 소금 좀 얻어오렴’이라고 하시면 가서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했죠. 나중에는 그 집에서 우리 집에 뭐 빌려달라고 오시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옆집에 누가 있는지 모르게 변했더라고요. 그게 아쉬워요. 아직 영화를 못 봤지만 시나리오대로라면 그런 현실도 담겼을 거예요.”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전해진다. 지난 2010년 매니저이자 현 소속사 대표인 박정혁씨와 결혼했는데 아이는 아직 없는 그는 김새론을 보며 아이를 원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일부러 바쁘게 활동해 아이를 안 낳는 건 아니에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아이가 없는 거죠. 예쁜 딸을 낳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를 낳아도 연예계는 힘드니까 이쪽 일을 시키지는 않을 것 같아요.”(웃음)
김새론을 비롯해 김성균, 임하룡, 천호진, 장영남 등 모든 배우들과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많은 배우들이 모여 앙상블을 이루는 영화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는 김윤진. “촬영 분위기가 좋으면 흥행이 되는 것 같다”는 그는 이번에도 긍정적이라며 웃었다.
할리우드에서 두 번째로 참여하는 ‘미스트리스’도 긍정적이다. 설레는 마음도 있다. “‘로스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이제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것 같아요. 무엇보다 오랜만에 멜로 연기라 기대돼요. 잘 나가는 정신과 의사인데 사랑에 빠진 연인이 죽게 돼지만 장례식에서 만난 그 연인이었던 사람의 아들과 사랑에 빠져요. 불륜이고 금지된 사랑이죠. 하지만 여성 시청자들이 몰입해 볼 수 있는 역할이에요.”
“카메론 디아즈는 출연 제의를 받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갱스 오브 뉴욕’ 같은 경우는 너무 출연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대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영화는 누구든 무조건 오디션을 봐야 한다더라고요. 체면도 내려놓고 감독한테 너무 하고 싶다고 붙여달라고 했다고 하던데 그 때 저는 ‘아니, 저 배우가 나랑 같이 오디션을? 이거 너무 가망성 없는 거 아냐?’란 생각에 몸에 힘이 쫙 빠져요. 이러다 미국에서 활동하며 평생 오디션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죠.”(웃음)
그래도 “이왕 사는 것 큰 꿈을 꾸며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집 10개를 사겠어!’라고 목표하면 1개는 얻을 수 있다는 것이죠. 꿈이 크면 10%만 이뤄도 괜찮으니 과감하게 높여 잡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요.”
미국 활동을 하며 한국이 그리울 땐 어떻게 달랠까. 연예오락프로그램을 주로 보며 낄낄대며 그리움을 채워나간다고 웃는다. 한국에 머물면서는 드라마 ‘추적자’와 ‘유령’을 봤다. 그는 ‘추적자’에 대해 “대사가 너무 좋더라”며 “대작가가 탄생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이런 작가라면 함께 하고 싶지 않느냐고 하니 해보고 싶단다. 하지만 “‘쪽대본’으로는 연기할 자신이 없다”며 “대본을 보고 어디서 출발하고 끝나야 하는 것인지 알아야 하는데 그것 없이 즉흥적으로 한다면 못할 것 같다”고 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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