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 요보비치와 남편이자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함께 이끌어온 폴 앤더슨(47) 감독이 4일 일본 도쿄 롯본기 그랜드하얏트도쿄 호텔에서 영화 ‘레지던트 이블5: 최후의 심판’과 관련해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
요보비치는 “남편과 나는 음과 양 같이 서로를 보완해준다. 나는 폴 때문에 침착해지고 이야기를 하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됐다”고 말하며 ‘레지던트 이블’의 지난 10년을 회상했다.
그는 “10년 넘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가정도 꾸리고 아이(에바)를 갖게 돼 너무 좋다”며 “특히 ‘레지던트 이블’ 4편과 5편, 영화 ‘삼총사 3D’를 만들 때 좋았다. 딸을 데리고 다니면서 가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레지던트 이블’은 저예산 호러 액션물로 시작했으나 이제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가 됐다. 1편은 3200만 달러를 들여 3배가 넘는 1억100만 달러를 벌었다. 의외의 흥행은 속편 제작을 가능하게 했고 4300만 달러를 들인 2편 역시 3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3편부터 제작비 1억 달러가 투입됐고 3편과 4편 역시 마니아 팬은 물론 일반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폴 앤더슨 감독은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했던 노력이었다”고 짚었다. “1편은 밀실공포물, 2편은 예산을 더 투입한 강한 액션물, 3편은 로드 무비, 4편은 포위물, 5편은 추격을 강조했다”며 “매 편을 내러티브를 다르게 가져가 신선하게 유지하려고 했던 게 시리즈를 성공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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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슨 감독은 극중 중요하게 등장하는 도쿄 쓰나미와 관련해 실제 일본에서 쓰나미가 온 것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일본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비극적인 사건에 상심했다”며 “하지만 일본 국민들이 보여준 국민성에 감탄했다. 도쿄를 다루는 게 맞을까 했지만 실제 도쿄가 아닌 세트 촬영이라서 그대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남편과 함께 한 시간이 행복했지만 “좀비 악몽을 꿨다”는 고충도 토로했다. 하지만 “꿈이 영화에 반영되기도 했는데 높은데서 뛰어내리는 것 같은 장면을 실제 영화에 사용했다”고 웃어넘겼다. 이어 여전사를 연기하며 “배우가 되지 않았으면 멋진 군인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고도 했다. “앨리스 때문에 나 자신이 더 괜찮은 사람이 됐다”며 “집중력도 좋아졌고, 육체적으로도 강해졌다. 딸 출산 후 살이 많이 쪘었는데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다시 관리를 하고 신체를 단련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두 사람은 다음 편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고 있다. 앤더슨 감독은 “현재 영화에만 집중한다”며 “‘다음 편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은 거만한 것 같다. 우리는 각 편에 애정을 쏟아내고 있는데 다음 편을 만든다면 이번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레지던트 이블 5: 최후의 심판’은 13일 개봉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도쿄(일본)=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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