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시후가 영화 데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내가 살인범이다’(제작 다세포클럽)는 15년의 공소시효가 끝난 후 살인참회 자서전으로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 이두석(박시후)과 미해결 실종사건을 파헤쳐 그를 어떻게든 잡아넣으려는 형사 최형구(정재영)의 끝나지 않은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박시후는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서 “촬영하며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다”며 “수영장 신이 있는데 물을 안 데워서 추웠다. 18시간 정도 촬영한 것 같은데 동상이 걸릴 뻔했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그 장면은 잠깐 나오더라”고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영화 ‘우리는 액션배우다’를 연출한 서울액션스쿨 8기생인 정병길 감독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웃음을 줬다.
박시후는 또 “액션 신은 정말 다 힘들었던 것 같다”며 “‘위험한 촬영을 대역 없이 배우가 하는 거냐’고 하니 ‘모든 배우가 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깜빡 속았다”고 회상했다. “열흘 정도 와이어에 매달려있는데 감독님이 와서 뭐라고 얘기해줄 줄 알았는데 아무 말이 없어서 서운하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추억이었다”고 말했다.
박시후는 “생애 첫 영화라 설렘을 갖고 촬영했는데, 주위에서 들어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하더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는 극중 두석과 형두가 대치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포장마차에서 육탄전을 벌이는 두 사람은 긴박하고 긴장되는 순간을 표현했다. 15년 전 10명의 부녀자를 살해하고 홀연히 사라진 범인,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형두의 대치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제는 몸으로 (연기)하는 게 힘들더라”며 “예전에는 몸으로 하는 게 괜찮았는데 이제 몸으로 하는 건 부대낀다. 또 잘못하면 엄살 부리는 것 같을 것 같다. 앞으로는 몸으로 하는 것(액션영화)은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재영은 “사실 이두석 캐릭터를 내가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박시후는 “정말로 부러워하더라”고 회상했다.
정재영은 또 박시후와의 첫 만남에 대해 “고향이 충정도라서 그런지 평상시에 말이 없다. 사실은 내가 말이 없게 생겼는데 내가 까불거리고 박시후는 어른스러웠다”며 “나이도 진짜 어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와 몇 살 차이 안 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또 “박시후가 술을 진짜 잘 못 마신다. 맥주잔의 1/4을 맥주로 붓고 나머지는 사이다로 채운다. 그러고 2시간을 버틴다”고 박시후의 주량을 공개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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