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16일(현지시간)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영화제 시상식에서 고배를 마셨다.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올랐던 홍 감독은 2008년 ‘밤과 낮’에 이어 경쟁 부문 수상에 두 번째 도전했으나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그는 지난 1997년 포럼 부문에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2007년 파노라마 부문에 ‘해변의 여인’이 초청되는 등 베를린 영화제와 인연이 깊었다. 지난해에는 회고전도 열려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으나 아쉬운 결과를 맞게 됐다.
올해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은 루마니아의 칼린 피터 네처 감독의 ‘차일드스 포즈’(Child's Pose)에게 돌아갔다. 과속으로 달리던 남자가 한 소년을 죽여 수감되고 남자의 지위 높은 어머니가 아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하는 과정을 담았다. 루마니아의 부조리한 단면과 물질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담겼다.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은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An Episode in the Life of an Iron Picker)가, 은곰상 감독상은 데이비드 고든 그린 ‘프린스 아발란체’(Prince Avalanche)가 차지했다.
남녀연기자상은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의 나지프 뮤지크, ‘글로리아'의 폴리나 가르시아가 각각 선정됐다.
알프레드바우어상은 드니 코테 감독의 ‘빅+플로 쏘우 어 베어’(Vic+Flo Saw a Bear)가 차지했다. 각본상은 ‘클로즈드 커튼’(Closed Curtain)의 자파르 파나히에게 돌아갔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프라미스드 랜드’(Promised Land)와 피아 마라이스 감독의 ‘라일라 포리’(Layla Fourie)는 특별언급됐다.
한편 올해 베를린에 초청된 한국 영화 10편 가운데 김정인 감독의 ‘청이’는 단편 부문 제너레이션 케이플러스에서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시각 장애인 아버지를 둔 어린 딸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모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도 제너레이션 14플러스에서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제너레이션은 어린이와 청소년 영화를 다루는 부문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