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경실(47)은 여전히 여성 예능인 사이에서 전설로 통한다. 개그는 기본, 연기와 진행, 연륜이 묻어나는 토크까지 장수 예능인이 갖춰야 할 모든 걸 겸비했다. 그가 오랜시간 ‘섭외 1순위’ 파워를 자랑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뭘까.
8일 오후 상암동 KBS 미디어센터에서 KBS W ‘여고식당’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출연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한 토크쇼 ‘여고식당’은 부부생활과 고부갈등부터 쉽게 말하기 어려운 성(性)적 고민까지 솔직한 담은 속풀이 토크쇼. ‘베테랑’ 이경실을 필두로 배우 윤해영과 김새롬, 이호선 교수가 출연한다. 꽃미남 셰프 신효섭씨도 함께 등장한다.
서우석 CP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진에 대한 강한 믿음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메인 MC인 이경실을 향해 “말이 필요 없는 최적의 진행자”라고 평했다.
이경실은 이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인생의 굴곡을 겪은 터라 남들의 고민도 진심으로 들어 줄 것이라고 판단하신 것 같다. 사실 이 바닥에 나만큼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도 드물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한 건 아니다”라고 특유의 쿨한 어조로 답했다.
그는 이어 “출연자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자신의 속 이야기, 아주 은밀한 고민들을 전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털어놓기란 쉽지 않다”면서 “큰 용기를 내 우리 프로그램을 찾아주신만큼 그들의 고민에 진심을 담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답답함이 풀리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경실이 단순한 ‘스타 예능인’를 넘어 진짜 고수로 통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상황에 적합한 유머와 센스, 연기력은 물론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지혜가 있다. 결정적으로 그의 진정성은 상대방이 누구든, 닫혀있는 마음을 저절로 열리게 하는 힘을 지녔다.
이경실은 “시대가 바뀌면서 점점 다양한 걸 원하고 그 안에서 특유의 개성을 바란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대~50대까지 저마다 자신의 연령에 따른 역할과 색깔이 있다. 경계보다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다”며 “선배라고 해서 무조건 나만의 고집을 내세우기 보다는 서로의 다양한 감정과 경험, 생각들을 공유하는 게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MC를 꿈꾸는 후배들이 많다. 그들에게 늘 게스트가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최대한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들어줘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또 “어떤 이야기든 MC의 반응에 따라 빵 터질 수도 혹은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일반인의 경우 더 심하다”면서 “진행을 하기 위한 기술적인 것 보다 충분히 경청하고 적극적인 리액션으로 상대방에게 자신감을 붙여주는 게 진행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동안 진행을 맡지 못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생겨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프로그램은 내게 교과서 같은 힐링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