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파로티’(감독 윤종찬)는 한석규를 전면에 내세워 ‘베를린’의 아쉬움을 해소해 준다. 한석규가 가진 천의 표정과 행동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심할 때 소심하고, 까칠할 때 또 엄청나게 까칠한 시골 음악 선생님 한석규는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하다.
‘파파로티’는 조직에 몸담고 있지만 천부적 재능을 지닌 성악 천재 건달 장호(이제훈)와 오래전 꿈을 잃어버린 음악 선생 상진(한석규)이 만나며 벌이는 이야기다.
상진은 교장 선생(오달수)의 성화에 못 이겨 장호를 받아들인다. 관심 없는 척하지만, 시간이 흘러 이 건달 소년의 진심을 알게 된다.
또한 한석규는 이제훈이나 오달수 등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과 연기할 때마다 계속해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영화 ‘완득이’에서 김윤석이 연기한 동주 선생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동주 선생보다 좀 더 다채롭고 재미있는 멘토다.
이제훈은 성악을 잘하는 설정이기 때문에 대역이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연기로 극복했다. 예고편에서 어색하게 들리는 노래는 후반부에 갈수록 이제훈과 하나가 됐다.
성악가로서 손동작과 표정, 무대매너 등을 얼마나 연습했는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생각나지 않게 만들어 버린다.
SBS TV ‘스타킹’에 조폭 성악가로 출연한 김호중 군의 이야기가 모티브로 사용됐다. 127분. 15세 관람가. 14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