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은 17일과 18일, 엠넷, 올레뮤직, 벅스, 소리바다, 몽키3,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싸이월드뮤직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멜론에서는 국제가수 싸이의 ‘젠틀맨’과 엎치락 뒷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요 관계자들은 아무리 ‘가왕’이지만 이 같은 반응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그가 10년 간 새 앨범을 발표하지 않았고, 팬덤을 중심으로 한 공연만 줄곧 유지해 온 까닭에 지지기반이 한정적이라는 이유다. 또 현재 음원 시장은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에 집중돼 있고, 조용필을 선호하는 연령층은 그 이상이라는 것도 이유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조용필이 음원차트 천하통일을 이룬 건 단 이틀만이다. 특히 이 노래가 정규 19집의 타이틀곡이 아닌 정규 선 공개곡이라는 점은 더 놀랍다. 아직 진짜 카드는 꺼내지도 않은 상태인 것.
조용필의 음원차트 올킬은 10대~30대까지 조용필과 다소 거리가 먼 세대가 이끌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멜론 관계자는 “전체 연령대별 ‘바운스’의 소비 비율은 일반적인 히트곡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40대가 약 2%가량 증가했지만 역시 20~30대와 10대의 소비가 가장 많다”고 밝혔다.
조용필이 10년가량 음반활동을 하지 않은 까닭에 20대만 해도 조용필에 대해 알아도 조용필의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10대의 경우는 조용필이라는 존재 자체가 선명하게 인식되지도 않는 세대다. 이들에게 조용필은 처음 보는 ‘신인’인 셈이다.
이는 다시말해 조용필에 대해 전혀 모르는, 그에 대한 편견이나 심지어는 존경심 조차도 없는 10대들에게도 ‘바운스’라는 노래가 통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10대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용필은 누구냐능?” “‘바운스’ 노래 쩌네욤~” 같은 반응들이 목격되는 일은 재미있다. 가왕이라는 타이틀이나 배경 때문이 아니라 정직하게 음악이 좋기 때문에 올킬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더 재미있는 건 40대 이상, 즉 진짜 조용필 세대들의 반응이다. ‘바운스’가 감각적이고 통통 튀는 멜로디와 구성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사랑의 설렘을 표현한 곡이다 보니, 이 노래에 동화된 40대~50대 팬들이 “10대 소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는 것. 사랑에 설렘에 어찌할 줄 몰라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올해 63세의 거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진정 마술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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