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했죠, 뭐”
가수 홍대광(28)은 외모로 주목받는 게 아직은 얼떨떨하다고 한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출신으로 19일 생애 첫 데뷔앨범을 발매한 행복한 남자. 눈에 가장 들어온 건 단연 ‘훈훈해진 외모’였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밀크남’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두 달 만에 그는 10kg을 감량했다. 기름기를 덜어내고 담백하게 팬들과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달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했고, 다음 달엔 앨범 준비로 자연스레 살이 빠졌다.
“슈스케가 끝나고 살이 75kg까지 다시 쪘어요. 두 달 동안 10kg를 뺐는데 근육이 많이 빠졌네요. 원래 힘든 아르바이트로 얻은 잔근육이 있긴 한데… 살을 좀 더 빼서 은근슬쩍 복근도 공개해볼까요. 하하!”
운동을 하면서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도 생겼다. “공을 가지고 하는 건 웬만하면 다 좋아하죠. 특히 축구를 좋아하는데 꼭 다치게 되더라고요. 한 번 뛰기 시작하면 투지에 불타서 그런 것 같아요.”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승부사 기질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이었다. “평소에는 잘 포기하고 살지만 뭔가 경쟁을 붙여놓으면 불타올라요. 그래서 슈스케 때도 힘들었어요. 승부욕이 없었다면 적당히 하다 말았을 거예요. 스스로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이죠.”
앨범 발매 2주 전 선공개된 곡 ‘굿바이’는 씨스타 소유가 함께 했다. 이 곡은 원래 듀엣곡은 아니었다. 코러스가 필요하겠다 싶어 여성보컬로 화음을 쌓고 보니 정말 예뻤다. 이럴 거면 정말 제대로 캐스팅을 해 진행해보자 싶은 마음이었다. 허스키하고 감성적인 보컬을 찾다보니 마침 소유가 피처링한 ‘오피셜리 미싱 유(Officially Missing You)’가 들렸다.
직접 작사·작곡한 ‘굿바이’는 이별의 경험을 담았다.
“가사 중 ‘굿바이 나의 하늘’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이별했던 감정을 담았어요. 사랑을 하던 당시 하늘이 정말 예뻤죠. 헤어지고 난 이후에는 그 하늘을 다시 볼 수 없게 됐어요. ‘하늘’은 많은 분들이 추측하는 것처럼 사람 이름은 아니에요.”
가사에는 구체적인 묘사가 많다. 반지, 일기장, 기타, 바닷가 등 모두 실제로 해본 것을 토대로 적었다. “보통 다른 분들은 어떻게 가사를 쓰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생각나는 대로 쓰는 편이에요. 이 곡은 굿바이 자체가 모티브였죠. ‘안녕, 굿바이’에서 떠오르는 단어를 막 써내려가다 라임에 잘 맞는 것들을 골라냈어요.”
모두 경험담이라고 하니 실제 일기장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생각보다 감성적으로 쓰는 타입은 아니에요. 온갖 미사어구를 동원해서 쓰는 것도 아니고요. 있는 감정 그대로 쓰려고 하죠. ‘아 떨려 죽겠다’ ‘오늘은 몰래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야 겠다’ 이런 내용들이에요.”
“‘굿바이’에 대한 믿음이었죠. 워낙 느낌이 오래갈 것 같았어요. 텀을 둔 게 오히려 더 좋았죠. 입소문이 나 뒤늦게 좋다고 해주는 분들도 계셨고, 충분히 자리를 잡고 나서 앨범에 조명을 받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첫 데뷔앨범엔 사랑의 시작부터 이별 후까지의 진실한 감정을 담았다. 인트로부터 아웃트로까지 순서대로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연애스토리가 완성된다. 전곡이 모두 타이틀감이라고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역시나 타이틀 곡을 선정하는데 있어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저는 무조건 타이틀에는 발라드라고 생각했죠. 슈스케 때부터 발라드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앨범에는 발라드가 ‘멀어진다’랑 ‘웃으며 안녕’ 두곡밖에 없어요. 그중 ‘멀어진다’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던 건 처음 느낌이 단연 좋았거든요. ‘웃으며 안녕’은 막판에 가사를 썼는데 녹음하다보니까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마지막까지 경합했죠. 사실 아직도 고민이에요. 수록곡 전부 다 아쉬워요.”
이번 앨범은 사랑이라는 하나의 서사로 연결된다. 그 중 마지막이자 보너스 트랙인 ‘고백’은 유일하게 연애와 전혀 관계없는 얘기다. 마지막 순서로 배치해 해석의 여지를 뒀다. 아웃트로로 서사가 이미 종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버스킹할 때 바라봐주지 않던 대중에 대한 경험이다.
“제발 바라봐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어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부르면 괜히 위로가 되던 곡이죠. 저처럼 이곡이 모두에게 힘이 됐으면 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드시거나 꿈 때문에 갈등하시는 분들에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어엿한 가수가 된 홍대광은 지금도 거
“거리에서 팬분들을 위한 음악 감상회를 열고 싶어요. 과거 직접 만들었던 팁박스도 꺼내고 먼지 쌓인 앰프도 꺼내야겠죠. 생각만 해도 정말 좋네요. 흐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소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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