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싱글 앨범인 ‘좋다 말았네’를 현대카드 뮤직 음원 프리마켓을 통해 발매하며 소비자에게 직접 음원 가격을 책정하게 한 프로젝트다.
‘좋다 말았네’ 음원은 3월 29일 오후 2시부터 4월 28일 자정까지 총 3,666명이 다운로드 받았으며, 총 판매금액은 3,579,464원으로 집계됐다. 음원의 평균 구매가격은 976원(상세 가격 976.2원). 이 음원의 적정 가격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가격은 1,000원(393명, 10.7%)이었으며, 5만 원 이상을 적정가로 책정한 사람도 8명이 있었다. 전체의 약 41%는 음원을 0원에 다운로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하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요즘 음원 가격과 판매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이 얼마인지 들어보고 싶어 백지 수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막상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보니 다운로드하는 과정이 스트리밍 보다 번거롭다고 느꼈다. 무제한 스트리밍 방식을 찾는 소비자를 탓할 수도 없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7년 영국의 록 그룹 라디오헤드가 일곱번째 정규 앨범인 ‘인 레인보우’(In Rainbows)를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방식으로 공개했을 때는 전체의 약 60%가 0파운드에 음원을 다운로드 받았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서 소비자들이 보여준 평균 구매가격인 976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가격은 통상 ‘다운로드 패키지 상품’으로 묶여 판매되는 곡들이 곡당 채 100원이 되지 않는 것에 비해 9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현대카드뮤직 관계자는 “신규 회원가입과 단곡 결제 등에 따른 불편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666명의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했다”며 “특히 976원이라는 가격에는 불합리한 음원유통 구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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