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은 14일 오후 서울 서교동 에반스라운지에서 정규 3집 앨범 ‘3’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갖고 ‘어긋남을 깨닫다’, ‘그렇게 정해진 길 위에서’, ‘고작’ 등 앨범 수록곡을 최초로 공개했다.
쇼케이스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오지은은 “30대 입장에서 어두웠던 것들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4년 만의 앨범인데 초반에는 어떤 음반을 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예전에는 곡을 써서 그게 모이면 앨범을 내는, 편하게 음악 하는 사람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모르겠는 일들이 생기더라. 복잡한 기분을 노래로 만들려니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지은은 “한 곡 한 곡씩, 곡에 마음을 녹여내서 쓰는 데 시간이 걸려서 예상보다 늦게 앨범이 나오게 됐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들을 전부 해서 개인적으로 후련하다”고 말했다.
3집 타이틀은 ‘3’. 유난히 3부작 완결 시리즈를 좋아한다는 그녀의, 특별한 의미는 없는 숫자 ‘3’의 의미다. 오지은은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거칠다는 걸 표현하지만 사운드적으로는 아름답게 할 수 있는 방향을 택했다. 듣기에는 아름다운데 속에는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는 트랙들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쿨하고 시원시원한 연애 상담으로 여성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는 그녀지만 ‘뮤지션’ 오지은은 또 다른 그녀다. 오지은은 “연애 상담은 요령적인 부분이지만 내가 만드는 음악에 담기는 사랑은 주제적으로 다른 지점이 분명히 있다”며 “음악과 실전이 다행히 위치가 달라 만들면서 헷갈리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오지은은 “평소 사람들과 만날 때는 즐겁고 편하게 있고 싶은 강박 같은 게 있는데, 그게 라디오에서 극대화되는 것 같다. 반면 곡을 쓸 때는 혼자 굴 속에 들어가는 극한이었다”며 “왔다갔다 하는 게 이상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팬들도)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홍대마녀’라는 수식어는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듯 했다. 오지은은 “모든 수식어는 위험함이 있는 것 같다”며 “마녀로 족한다. ‘홍대마녀’라는 표현을 받는 분이 별로 없는 만큼 내가 쓸 수 있을 때까지 쓰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싱어송라이터라도 불러주시는 게 제일 좋다”고 덧붙였다.
1, 2집 작업 당시와 공식적으로 달라진 점은 오지은이 ‘공개’ 연애 중이라는 점. 현재 그녀는 스윗소로우 성진환과 4년째 “안정적인” 연애 중이다. 오지은은 “나 스스로 연애를 안정적으로 해서 노래가 좀 다르게 나오거나 내 방향성과 달라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1년 정도 갈팡질팡 하다 내린 결론은, 결국 연애는 연애고 음악은 음악이더라”고 말했다.
오지은은 “곡을 쓸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솔직함인데, 남에게 얘기하기엔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것들은 우아하게 표현해도 좋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앨범은 껄끄러운 그런 것들이구나 싶었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으려고 나를 다그쳤다”고 말했다.
가사가 안 나올 때면 홀로 오키나와 게스트하우스에 처박혀 안 나오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는 것. 오지은은 “1 2집과 마찬가지로 솔직한 음악을 하려고 노력했고, 한번 두 번 생각했던 것을 이번에는 열 번 정도 생각해서 쓰게 됐다”며 앨범 작업에 남다른 공을 들였음을 고백했다.
2006년 제17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러브 송(Love Song)’으로 동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은 오지은은 이듬해 첫 정규 앨범 ‘지은’으로 데뷔했으며 2009년 동명 타이틀 2집 ‘지은’을 발매,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건재한 선배들도 많지만 어느새 후배 가수들도 꽤 생겼다.
오지은은 “이소라 김윤아 조원선 등 훌륭한 선배님, 여성 싱어송라이터 선배님들에게 내가 받은 게 많아서 그것의 10분의 1이라도 후배들에게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야무진 포부도 덧붙였다.
한편 4년 만에 발매된 오지은 3집에는 ‘네가 없었다면’, ‘어긋남을 깨닫다’, ‘고작’, ‘사랑한다고 거짓을 말해줘’, ‘그렇게 정해진 길 위에서’ 등 총 13곡이 담겨있다. 고찬용, 서울전자음악단 신윤철, 디어클라우드 용린과 이랑, 스윗소로우 성진환, 랄라스윗 박별, 이상순, 이이언, 로다운30 윤병주, 정인, 린 등 동료 뮤지션들이 대거 앨범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오지은은 오는 7월 20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통해 팬들을 만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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