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감독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 야외무대에서 결혼 상대자 김승환씨와 함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조광수 감독은 “내 결혼식의 파트너가 궁금한 것 같아서 파트너와 함께 말하려고 한다”며 상대남을 소개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8년간 교제해온 상대남은 영화업계 종사자다. 두 사람은 지난해 퀴어영화만을 기획, 제작, 수입, 배급하는 퀴어 영화사 ‘레인보우 팩토리’라는 회사를 차렸다.
김씨는 “올해 서른 살”이라며 “외모적으로 아름다운 시기는 지난 나이라고 생각한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그는“부모님께서 결혼식에 대해 반대를 한 적이 없고, 지지해줬다”고 강조했다.
결혼 발표가 늦어진 것에 대해서는 “부모님의 반대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성소수자로 살게 되며 받게 될 극단적 기독교 세력, 호모 포피아들로부터 상처 받지 않기를 위한 고민이었을 뿐”이라며 “부모님은 내 뜻을 존중해줬고, 결혼식을 허락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신이 연출한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언론시사회에서 “양가 부모님의 동의와 지지를 받게 되면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힌 김조광수 감독은 최근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결혼식은 9월7일 본식 외에도 영화 상영, 전시회, 토크쇼 등의 축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방송인 홍석천과 함께 ‘커밍아웃’ 한 동성애자로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연예인 성적 소수자가 공개 결혼식을 올리는 건 처음이다.
한편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축의금을 모아 무지개(LGBT)센터를 건립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 센터가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메카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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