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의 모든 것’이 행복한 결말을 맞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사랑과 정치에 또 한 마리의 토끼 ‘시청자’까지 잡기엔 무리였을까.
4월 4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지난 29일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크게 ‘내연모’는 정치 풍자, 국회에서 피어나는 사랑으로 나눌 수 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위태위태한 관계를 이어오던 수영(신하균 분)과 민영(이민정 분)은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다시 달달한 관계를 이어가다 결혼에 까지 골인한다. 앞서 이민정은 전작인 드라마 ‘마이더스’ ‘빅’ ‘그대 웃어요’ 등에 출연하면서 웨딩드레스를 입어왔으나, 단 한 번도 결혼은 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민정의 결혼 여부는 줄곧 시청자들의 관심사였다. 이로써 사랑은 완벽한 해피엔딩이 됐다.
로맨스에 정치를 끌어넣는 다는 것도 극의 재미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정치와, 로맨스 코미디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도 이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는 시청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 맹활약하며 명실 공히 연기력을 인정받아온 신하균과 박희순을 비롯해 이민정, 한채아, 공형진, 김정난, 장광, 천호진, 김혜옥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등장으로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화제를 모았지만 그 뚜껑이 열리자 오히려 시청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에도 지극히 평범하고 상투적인 극 전개로 시청자들의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였다는 것이 보는 이들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연모’의 첫 방송은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저조한 출발을 알렸다. 특히 전작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 만큼 후속작인 ‘내연모’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오히려 두 드라마가 극단적인 비교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후에도 ‘내연모’는 시청률 6%의 벽을 넘지 못하며 줄곧 골머리를 앓아왔다. 때문에 행복한 결말로 끝맺었음에도 마냥
‘내 연애의 모든 것’ 후속으로 방송되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전 드라마가 잡지 못했던 나머지 한 마리 토끼까지도 휘어잡을 수 있는 ‘2%’를 채워, 돌아선 시청자의 발걸음을 되돌리길 기대한다.
[MBN스타 박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