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불의 여신 정이’의 시계는 차근차근하면서도 빠르게 돌아갔다.
지난 1일 문근영의 사극 복귀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던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그 화려한 서막을 올렸다.
이날은 훗날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이 되는 유정(문근영·진지희 분)의 출생에서부터, 천방지축 소녀로 자라나 운명의 상대 광해군(이상윤·노영학 분)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물 흐르듯 쉴 틈 없이 보여주었다.
‘불의 여신 정이’가 그 화려한 서막을 올렸다. 이날은 훗날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이 되는 유정의 출생에서부터, 천방지축 소녀로 자라나 운명의 상대 광해군을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물 흐르듯 쉴 틈 없이 보여주었다.사진=불의 여신 정이 캡처 |
이후 정이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펼쳐졌다. 강천은 자신의 악행을 감추기 위해 연옥을 죽이고자 하지만, 그녀의 뱃속에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서 연옥을 겁탈한 바 있는 강천은 연옥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자신의 씨임을 눈치 채고 순간 갈등하지만, 둘째를 얻으면 그 모든 것을 빼앗길 것이라는 예언을 떠올리고 매몰차게 그녀를 버린다. 이에 연옥은 만삭의 몸으로 사력을 다해 그에게서 벗어나 한 낡은 가마로 도망친다.
때마침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풀려난 을담은 우연히 낡은 가마 안에서 아이를 낳는 연옥을 발견하게 되고, 얼떨결에 그녀의 아이를 품에 안는다. 그 순간 가마가 무너지고, 연옥은 가마의 잔재에 깔려 생을 달리한다. 연옥의 죽음을 슬퍼하던 을담은 그녀의 아이에게 정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뒤, 그녀를 자신의 친딸처럼 키우기로 한다.
시간이 흐르고 정이는 티 없이 밝은 소녀로 자라난다. 친남매와 같은 태도(박건태 분)와 사냥에 나선 정이는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빠진 한 소년과 마주하게 된다. 소년은 조선의 왕자이자 이후 광해군이 되는 혼. 혼을 꺼내주려다 도리어 같이 함정에 빠진 정이는 함정 속에서 혼과 티격태격하다 설렘의 감정을 느끼게 됐다.
유정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춘 ‘불의 여신 정이’는 다른 곳에 한 눈 팔지 않기 위해 부모의 이야기는 최대한 빠른 호흡으로 진행해 나갔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듯 다소 급하게 전개됐음에도 극은 촘촘한 짜임새를 잃지 않았다. 짧은 시간 안에 강천의 그릇된 욕망이 부를 비극과, 정이가 친아버지 강천이 아닌 을담의 손에 자라게 된 이유 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 것이다.
배우들의 열연도 빛이 났다. 성인배우 뿐 아니라 아역배우마저 수준급의 연기를 자랑하며 극중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사진=불의 여신 정이 캡처 |
‘불의 여신 정이’는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사기장 유정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리는 작품이다. 뛰어난 영상미로 아름다운
어찌됐든 지금까지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조선의 도자기를 소재로 삼은 점은 매우 흥미로우며, 지루할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인 전개는 초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