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호러만 있는 게 아니다. 로맨스와 코미디가 결합했다. 멜로와 액션에 강한 배우 소지섭과 로맨틱 코미디의 여신인 배우 공효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로코믹 호러’(로맨스+코믹+호러)는 어떤 모습일까?
SBS가 올여름 야심 차게 준비한 새 수목극 ‘주군의 태양’ 얘기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 등을 쓴 홍정은-홍미란 작가의 신작이다.
공효진은 30일 오후 서울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주군의 태양’ 제작발표회에서 “‘최고의 사랑’을 끝낸 지 2년이 됐는데 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하지만 직장만 바꾼 똑같은 작품들만 보내더라”며 “이 작품은 자매 작가의 특기인 캐릭터의 독특함, 상황의 유쾌함이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전작들과는 다르게 독특한 역할이라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사랑’이 몸이 괴롭고 힘든 작업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함께하자고 해 ‘내가 잘했었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실 기분이 좋았다”며 “‘최고사’의 구애정과 비슷해 보이지 않기 위해 나나 홍자매 작가나 가장 큰 노력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전작과는 다르게 보이는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군의 태양’은 귀신을 보는 여자와 그의 곁을 지키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지섭이 인간관계를 모두 돈으로 매길 정도로 인색하고 욕심 많은 복합쇼핑몰 킹덤의 ‘유아독존 사장’ 주중원 역, 공효진은 교통사고 후 귀신이 보이면서부터 밤에 잠들지 못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음침하고 눈물 많은 ‘영감발달 여비서’ 태공실 역을 맡았다.
“오랜만에 가벼운 역할을 맡아 긴장도 있고 설레기도 한다”는 소지섭은 “공효진씨와 연기 호흡은 처음인데 같이 작업을 해보니 로맨틱코미디 배우 중 최고인 것 같다”며 “연기 정말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소지섭은 “실제 나는 속에 있는 말을 안 하는 성격이고 마음에 있는 말을 직접 못한다. 하지만 극 중 캐릭터는 돈이 된다면 모든 걸 다하는 스타일”이라며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하다 보니 재미있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된다. 진작에 왜 안 했나 싶은데 앞으로는 이런 역할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드라마에는 이따금 귀신이 등장하기도 한다. 실제 귀신을 무서워한다는 공효진은 무서운 소재일 것이라는 걱정스러운 주위 시선에 대해 “다 사연들이 있는데 무섭고 두려운 존재는 아니다”라며 “안타깝고 불쌍한 존재라서 감정이입해서 보면 귀신이 무섭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이라고 웃었다.
진혁 PD는 “무섭기도 하고, 재미있으며, 슬프기도 하는 등 기본적인 감정에 충실한 드라마”라며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단순한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주려한다”고 말했다. 8월7일 첫 방송.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