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크레용팝을 둘러싼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논란이 크긴 컸던 모양이다. 소속사인 크롬 엔터테인먼트가 지금까지의 논란을 정리해 하나하나 해명에 나섰다. 물론 몇몇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보인다.
‘일베’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인지 모르고 사용했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꾸준히 ‘모르게’ 사용하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일베’가 어떤 사이트인지 몰랐다고 말하는 부분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대선 때부터 논란이 되었던 사이트였고, 설사 정치적으로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여러 연예인들이 ‘일베’와 연관되어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던 것이 수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이것저것 다 빼더라도 해당 사이트를 1시간만 둘러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류의 사이트와 걸그룹의 활동을 연관지어 생각하기 어려웠다면, 이는 그 수준에서 평가될 영역이라 더 이상 논할 가치는 없다.
마녀사냥은 중세 시대 아무런 죄가 없는 여자들을 마녀라 몰아붙이며 죽인 것을 말한다. 즉 근거 없이 한 사람에게 죄를 씌우는 일이다. 크레용팝 ‘일베’ 논란에서 마녀사냥이란 단어는 크레용팝 소속사 대표가 먼저 언급했다.
지난 6월 22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수, 걸그룹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일베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 유명사이트에 가입을 했다. 시장정보를 얻기 위해 간 것이지 정치적 성향이 있어 간 것이 아니다. 일베를 간 것이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과를 하겠다. 소속사도 크레용팝도 이제 걸음마 단계로 특정 성향에 치우칠 여유가 없다. 우리가 미워서 마녀사냥을 받는다면 달게 받겠다”고 글을 올렸었다.
한마디로 크레용팝은 잘못이 없는데, 근거없이 비난을 받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이 말대로라면 사실 소속사는 사과조차 할 이유가 없다. 잘못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앞뒤가 애매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념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일베’ 사이트가 사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 이유는 이념이 아닌 개념 없는 비상식적인 글을 남기기 때문이다. 즉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지, 좌우의 문제가 사실 아니다. 그런데 엉뚱하게 크레용팝 ‘일베’ 논란을 이념 문제로 끌고가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와 이념 문제는 전혀 다르다. 한마디로 ‘틀리다’와 ‘다르다’의 차이인 셈이다. 크레용팝의 ‘일베’ 논란의 시작은 ‘틀리다’에서였는데, 이를 ‘다르다’로 끌고 가고 있으며, 이럴 경우에도 크레용팝은 또다시 사과
결국 크레용팝이 ‘일베’논란에 대해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일부 대중들이 이를 마녀사냥이나 이념 논쟁으로 끌고 가는 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