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에 몸을 숨기고 사는 낯선 사람들로부터 ‘우리 집’을 지키기 위한 두 가장의 숨 가쁜 사투를 그린 ‘숨바꼭질’에는 손현주와 문정희, 전미선 외에도 다양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 중 배우 이준혁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초반 살해당하는 여자의 남자 친구로 등장하는 이준혁은 큰 비중은 아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유의 표정과 연기로 관객의 관심을 쏠리게 한다.
누가 살인자인 줄 모르는 중반까지의 상황에서 이준혁의 등장은 범인으로 의심을 받을 만하다. 극 초반부터 ‘의문의 오토바이 헬멧’은 엘리베이터 탑승자는 물론 관객을 살 떨리게 하고, 광기에 사로잡혀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으로 보는 이의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의문의 헬멧은 이준혁과 체격이 비슷해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다.
최근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우인 이준혁은 영화 ‘사이코메트리’, ‘몽타주’, ‘무게’, ‘마이 라띠마’, ‘점쟁이들’, ‘늑대소년’, ‘써니’ 등 다양한 작품에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이준혁은 지난 2008년,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흥신소 사장 역할로 나온 ‘과속스캔들’로 영화에 데뷔했다. 여러 작품에서 활약하다 비록 흥행은 되지 않았지만 영화 ‘점쟁이들’에서 귀신에 홀린 킬러 역할로 등장, 또 한 번 뛰어난 연기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또한 영화 ‘늑대소년’의 주인공 송중기에게 늑대의 습성과 태도, 호흡, 자세를 가르친 것으로 유명한 ‘송중기의 연기 스승’이기도 하다. 앞서 송중기는 이준혁을 ‘한국의 앤디 서키스’라고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몸의 움직임만으로 모든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마임’의 대가 중 한 명인 그는 영화 야구하는 고릴라 이야기 ‘미스터고’에서 ‘폭주’ 고릴라 레이팅을 연기하기도 했다. 최근 드라마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직장의 신’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그는 또 곧 개봉하는 ‘콩나물’과 ‘짓’ 등으로도 관객을 찾는다. 이에 앞서 새로운 형식의 1인 다역 캐릭터 코미디쇼인 SBS 추석 특집 파일럿 ‘멀티쇼 엑스(X)’에서 배우 김수로와 김민종, 임창정과 호흡을 맞춰 연기한다. 이준혁의 연기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다른 말이다.
앞서 손현주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숨바꼭질’은 나 혼자 만의 힘이 아니라 문정희와, 전미선, 아역들, 다른 조연 배우 등 숨어있는 배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고 공을 돌렸다.
또한 극단 출신인 손현주는 “진주같은 배우들은 쓰임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야 시청자도 기분 좋고, 드라마나 영화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미디면 코미디, 정극 드라마면 정극 등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이고 있는 이준혁이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