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노출이 등장하는 섹시코미디에 돌연 사랑을 이뤄주는 요정이 등장해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 역할을 자처한다면. 그 이후의 상상은 무한대로 확대된다.
‘몽정기’로 성에 대한 남학생들의 호기심을 스크린에 옮긴 정초신 감독이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요정을 등장시킨 섹시코미디로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정 감독의 신작 ‘미스체인지’는 32년 모태솔로 찌질남이 우연히 만난 퀸카와 몸이 뒤바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좌충우돌 섹시코미디다.
모든 섹시코디미의 한계이자 빠질 수 없는 소스인 노출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퀸카 요정이 등장한다는 점이 더해져 ‘미스체인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퀸카는 ‘미스체인지’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하는 이수정이 맡았다. 그녀는 ‘핫’(hot)한 몸매의 소유자로 이미 알려졌기에 섹시코미디의 만남은 찰떡궁합. 이수정 요정을 만난 행운아는 독립영화계의 블루칩 송삼동이다. 조금은 센 이미지가 강한 이수정과 이에 비해 순박하고 푸근한 송삼동의 만남은 어딘지 모르게 어설프지만, 기막힌 조합을 이루고 있다.
‘미스체인지’는 너무도 착한 찌질남 제칠(송삼동 분)이 비오는 날 집으로 향하던 중 길에 쓰러진 의문의 여자(이수정 분)를 만나 구조한답시고 집으로 데려오면서 시작된다. 얼떨결에 입을 맞추자 제칠과 여자의 영혼이 뒤바뀌며 그때부터 아찔한 영혼체인지로 은밀하고 위대한 생활을 이어간다. 제칠과 여자로 시작된 체인지는 결국 그의 절친 현구(정은우 분)까지 합세해 더욱 파격적으로 변해간다.
비오는 날, 여자와 남자의 영혼체인지는 낯익다. 이는 정준, 김소연 주연의 1997년 작품인 ‘체인지’를 떠오르게 한다. 앞서 정 감독은 ‘미스체인지’에 대해 “‘체인지’와 비슷한 콘셉트지만, 거기에 주인공의 사랑을 이루어지게 도와주는 만화적인 요소인 ‘요정’을 추가한 것이다. 이로 사람들의 판타지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고 전한 바 있다. 정 감독의 말대로 요정이 등장해 사랑을 이루어진다는 지극히 아기자기한 내용이 추가돼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수정을 시작으로 송삼동, 정은우, 신유주 등의 신예를 주인공을 삼아 흥행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막상 ‘미스체인지’ 속 배우들의 모습은 물 만난 고기처럼 자연스럽다. 물론, 맡은 배역 상 억지스러운 상황을 연기해야 되는 이수정의 모습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첫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살펴보면 나쁘지 않다.
영화는 요정이 마술로 사랑을 이루어준다기보다는 주인공이 요정이라는 가면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송삼동의 연기 덕분인지 짝사랑하는 남자의 쉽지않은 고백은 너무도 애절하다. 때문에 많은 공감을 얻기에 충분할 것이며, 누군가에게 이입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거나 다른 이의 삶을 살아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요정이 등장하는 남녀의 영혼 체인지 ‘미스체인지’가 색다른 섹시코미디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미스체인지 포스터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