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달 6월, 수면 아래에서 들끓었던 MBC 드라마 ‘아들 녀석들’의 배우 출연료 및 홍보 대행료 미지급 사태가 불거지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신생 제작사에 외주제작을 맡긴게 문제였다. 3월 드라마 종영 후 출연료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던 ‘아들 녀석들’의 대표는 급기야 외국으로 잠적하면서 더욱 논란을 키웠다. 출연료 미지급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번져나가자 결국 ‘아들 녀석들’을 편성했던 MBC 측이 “제작사의 출연료 미지급건과 관련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 출연료 보증금 한도에 따라 미지급 출연료를 변제해주겠다”고 입장을 밝히며 사건은 일단락 됐다.
2013년 두 번째 출연료 미지급 사건이 불거졌다. 배우 김희선이 SBS 드라마 ‘신의’의 미지급 된 출연료와 관련한 소송에서 승소했던 것. 이후 ‘신의’의 연출을 맡았던 고(故) 김종학는 각종 송사에 휘말렸고, 결국 경찰의 강압수사에 못 이겨 자살이라는 결정을 내려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련의 두 사건으로 ‘외주제작’과 ‘출연료 미지급’은 2013년 방송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에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대중문화예술·방송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공정한 산업 생태계의 조성을 위해 마련한 ‘방송프로그램 제작(구매) 표준계약서’와 ‘대중문화예술인(가수, 배우) 방송출연 표준계약서’ 제정안을 발표하며 외주제작 환경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연장선으로 지난 4일 오전 서울 성북갑 국회의원 유승희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외주제작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를 놓고 토론을 진행했다.
한국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 정책위원회 문제갑 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한국연기자노동조합,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그리고 방송사 등 같은 문제를 놓고 각 분야에서 내는 다양한 소리들과 해결 방법들을 제시했다.
성신여자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노동렬 교수는 “‘제작’의 개념을 방송사 자체, 하도급 제작, 부분 외주제작, 공동제작, 완전 외주제작이라는 5가지로 정립하고 각각에 해당하는 외주제작의 인정기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제작환경이 지금 너무 변화했기 때문에 외주정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연노의 문제갑 의장은 외주제작과 관련해 벌어진 출연료 미지급논란의 문제점으로 “방송사의 편성 권한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작동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연출자를 직접 파견하고, 캐스팅과 촬영 전반에 걸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현 방송사들은 제작에 따른 권한은 챙기면서 그에 따르는 책임과 부담은 모두 외주제작사에게 떠넘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이창섭 MBC 드라마본부 드라마2국 이창섭 부국장은 “사실 미지급 문제가 발발했던 작품들은 제작사에서 모든 권리를 가지고 방송사에 판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MBC에서 미지급 사건이 발생했던 ‘아들녀석들’과 ‘공포의 외인구단’의 경우 MBC가 작품을 제작사에게서 산 다음 방영만 했던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경우 대부분 미지급이 발생한다”며 “외주제작 자체가 문제를 만드는 주범이라고 판단한다. 외주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 그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드라마국 유건식 팀장은 “드라마 제작의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제작비의 상승”이라며 “편성을 받기 위한 제작사의 지나친 과열 경쟁의 결과로 작가료와 출연료가 지나치게 올라갔고, 이로 인해 제작비 미지급 문제 등이 발생하게 됐다.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방송사 제작사 작가협회, 한연노 등을 불러 모아서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총괄팀장은 “정부의 여러 기관에서 외주드라마 제작과 관련해 관심을 가지고는 있으나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 외주제작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그에 따른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상생의지와 그에 맞는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로 입장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인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