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측은 9일 “어떤 특정 단체를 밝힐 수 없지만 협박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앞서 메가박스는 영화 개봉 이틀 만에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돼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배급사와 협의 하에 부득이하게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며 상영 중단을 통보했다.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진은 물론, 영화계 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메가박스의 일방 통보가 있은 뒤 제작진은 “21세기에 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개탄했고,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역시 “상영 중인 영화가 정치적인 이유로 스크린에서 철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영화평론가들은 깊은 자괴감과 함께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9일에도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12개 영화단체는 강도 높게 비난을 이어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의 이은 회장은 “보수단체의 압박에 의한 것인지,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인지 사건의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법을 초월해서 영화 상영을 막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다면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것이다. 잘못된 압박을 가한 단체라면 사과를 받든, 법적인 대응을 하든, 합리적으로 이해될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단체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하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관련 사항에 대해 귀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천안함 프로젝트’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상영이 중단된 것과 관련, 관객들은 영화를 더 보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는 설무조사 결과, 응답자 총 383명 중 212명에 해당하는 53.9%가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없었는데 보고 싶어졌다’고 답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발생한 해군 초계함 PPC-772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했던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어뢰 폭침에 의한 공격이 원인이라는 보고서에 의문점을 담아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해군 유가족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5일 개봉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