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속칭 ‘티아라 왕따 논란’이 일어난 지 1년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티아라는 가요계는 물론 대중들에게도 뜨겁다. 우스갯소리로 남자 연예인들의 ‘난국 타개법’인 군대를 빗대어 ‘티아라도 군대 갔다 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가을 날씨답게 화창한 날, 한 카페에서 만난 티아라는 “열심히” “죄송” “팬” “고민”이라는 말을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거론했다. 8번째 미니앨범 ‘어게인’(AGAIN)을 발매하고 타이틀곡 ‘넘버나인’ 활동을 이유로 취재진과 마주해 이야기의 물꼬는 앨범으로 텄지만, 흐름은 역시 다른 곳으로 향했다.
1년 3개월 전의 논란과 이번 앨범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옮겼다. 문답이 아닌, 카테고리로 말이다.
◆논란 이후 1년 3개월간의 사실상 국내 휴식
“1년이라는 시간을 부정적으로 생각 안하며, 얻게 된 게 많았던 것 같다. 사랑받고 있을 때 그런 일이 생겼는데, 사실 그 일이 아니었다면 저희도 철없는 아이로 남았을 것이다. 비슷한 또래들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여겼을 수도 있고, 거만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럴 때 좋지 않은 일 겪고 보니까 잃었던 것을 찾게 된 것 같다. 함께 고생하시는 분, 하고 있는 일, 무대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알고 있지만, 고마움을 느낄 겨를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성숙한 음악을 할 수 있게 됐고, 더 많은 것을 얻었다. 인가 아닌 박수 아닌 더 소중한 걸 얻었던 시간이 됐다.”
“데뷔 때부터 쭉 좋아해주셨던 팬도 계시고, 힘들었던 시기 이후에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생기셨다. 항상 저희는 팬들에게 받기만 하는 것 같다. 저희가 드린 것은 없는 것 같다. 팬들게 너무 감사하고, 무대 위에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이겠다.”
“경주 드림콘서트에서 컴백 무대를 가졌는데, 야외무대이고 콘서트 형식이라 부담스러운 여건이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컴백 무대와 달랐다. 그동안은 팬 분들이 저희를 기다려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감도 없었고, 우려가 더 많았다. 호응도 다르고 박수도 다르고 응원도 적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도 깊어지고 성숙해졌다. 그 안에서 끝까지 지켜보며 박수쳐 주시는 분한테 감사한 마음도 커졌다.”
“데뷔해서 사랑받기까지는 정신없이 바빴다. 스케줄이 하루에 기본 5개였고, 그냥 당연한 스케줄이라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소화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게 단순한 스케줄이 아니라, 우리를 찾아주는 것이고,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의 무대를, 우리의 음악을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안 다음에는 하나하나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팬에 대한 소중함도 전과 다르다. 더 끈끈해졌다. 진심으로 뭔가 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결정했다. (티아라는 팬들에게 300인분 밥차를 선물했다) 그런데 그것 또한 안 좋게 퇴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자주 하고 싶다. 항상 받기만 했으니까, ‘사랑합니다’라는 말 말고도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너무나 당연했던 활동들이 이제는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예전 같으면 스케줄 표를 적게되면 음악방송은 당연히 다 채워 놨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단 비워놓고 시작한다. 확답이 오면 적어야지라고 생각한다.”
“깨닫게 해주는 글들은 악플이라 생각 안하고 눈여겨본 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진짜 말도 안되는 악플은 많이 없어진 거 같다. 득이 되고 영향을 주는 댓글은 보게되는 것 같다, 악플에 상처받는 것 보다는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켜주는 팬도 있지만, 컴백했을 때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가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팬만 음악을 들어주었다면 저희는 성과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티아라의 음악을 궁금해 하시고 좋아해 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어떤 말을 하든, 저희가 보여드리는 모습으로 해주시는 말이기 때문에 그것까지 감내하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이 녹을 때까지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저희 일인 것 같다.”
“죄송하다. 용서를 구하는 것보다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을 행할 때마다 그런 것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
◆티아라 다운 새 앨범과 타이틀곡
“성적이나 관심이 기대 이상이다. 저희가 욕심 안 가지고 준비한 앨범은 아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많이 노래를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고민보다 걱정했다. 자신감 있는 앨범이 아니었다. 원래 가수가 새로운 앨범을 낼 때 시기가 중요하지 않나. 저희 딴에는 중요한 시기를 선택했는데, 모든 가수들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몰리게 됐다. ‘묻히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보다는 그 안에서 우리 곡이 들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섹시보다는 좀 더 노골적으로 변한 것 같다. 그동안 해왔던 음악으로 나왔다. 새로운 시도를 안했다. 이는 그동안 저희를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면 사랑받던 모습으로 찾아뵙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신 조금 짙어지기는 했다.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섹시해 보여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색깔을 가지고 가되 성숙된 모습을 보이자고 생각했다. 가사도 직설적이고 안무도 조금 더 눈에 들어오게 짜주셨다.”
“대중분들이 저희 노래 안 좋아해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본의 아니게 공백기가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장르 시도가 아닌, 전처럼 파격적인 것이 아닌 티아라 색을 가지고 나온 것이다. 많은 가수들이 사랑을 받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 저희 본연의 색을 지금도 좋아해줄까 걱정했다.”
“기사에 샤이니, 아이유 등과 함께 거론되면서 ‘박빙’이라는 말을 해주시는데, 이 분들과 나열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 안에 못 들어갈까봐 고민했다. 또 음악방송에는 신인분들이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컴백이 많더라. 그래서 거기에 들어가는 것도 소중하다고 생각해 더 긴장을 했던 것 같다.”
◆티아라, 올해는 그리고 향후에는…
“이번 활동을 연말까지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짧게 활동하고 해외활동 해버린다면 팬들도 서운해 할 것 같다. 해외활동에 주력하는 모습보다는 한국에서 많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많고, 노력할 일이 많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언제가 단독 콘서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외 콘서트 하는 모습을 보고, 해외 팬들을 부러워하시면서 해외로 오신 한국 팬들도 많았다. 빨리 국내에서 콘서트를 하고 싶긴 한데, 멋진 공연 보이고 싶은 마음에 확 욕심을 내지
이 이야기를 들은 대중들은 어떻게 이들을 바라볼까. 지속적으로 질타를 할까, 아니면 이들에게 기회를 줄까. 티아라 멤버들의 말에 따로 설명을 달지 않은 이유는 그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해 평가를 받게 하기 위함이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