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너무도 빨리 가버렸기에 영원한 가객(歌客)으로 남은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김광석. 그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도 벌써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지만, 그가 남긴 노래들은 아직도 골목 곳곳 남아 아직도 흘러나오고, 나이와 시대를 초월하며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고(故) 김광석의 노래가 주는 감동은 2013년 뮤지컬 시장에도 흐르기 시작했다. 뮤지컬 ‘그날들’을 시작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디셈버:아직 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까지. 같은 소재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 한 해만 세 편이나 오르는 것 만해도 무척 이례적인데 저마다 가진 특성도 매력 또한 모두 다르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13년은 뮤지컬 ‘그날들’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화려하게 빛났던 한해였다. ‘그날들’은 지난 6월 ‘제 7회 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창작뮤지컬을 비롯해, 남우신인상, 극본상까지 3관왕에 오르며 라이센스 뮤지컬 의 강세 속 꿋꿋한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발휘하더니, 10월 7일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도 역시 대상격인 베스트창작뮤지컬상, 연출상, 안무상을 휩쓸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었다.
‘그날들’의 바통을 이어 김광석을 노래하는 뮤지컬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시즌2’이다. 지난해 11월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서 초연되었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입소문을 타고 서울 대학로 무대에 입성해 김광석의 노래를 사랑하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초연된 지 1년 만에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드라마적인 부분을 강화해 시즌2로 되돌아 왔다.
‘그날들’이 김광석이 부른 노래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이 직접 만들고 부른 노래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시즌2에서는 콘서트적인 부분이 더욱 보강됐으며, 시즌1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전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내달 8일부터 2014년 1월 12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김광석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뮤지컬 ‘디셈버’은 제작비만 50억이 들어갔을 뿐 아니라 영화배급사 NEW와 서울시뮤지컬단의 공동제작, 장진 감독 연출, ‘뮤지컬 티켓 파워 1위’ 김준수의 조합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앞선 작품인 ‘그날들’은 노래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로 김광석의 가창곡만 다룰 수밖에 없었다면, ‘디셈버’는 김광석의 사후 저작권을 가진 유족과 성명서, 초상권 등에 대해 계약을 마치며 국내 최초로 미발표곡을 포함한 김광석의 자작곡과 가창곡이 모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현재 장진 감독이 풀어내려갈 이야기와 최첨단 기술력이 가미된 새로운 무대연출,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배우들이 만들어나갈 김광석의 노래가 어떻게 그려질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현재 남자주인공 지욱 역에 배우 박건형과, 김준수가 더블캐스팅 됐으며, 지욱의 마음을 사로잡는 첫사랑의 상대 이연 역에는 오소연이 확정됐다. 사랑스럽고 발랄하며 오직 지욱만을 짝사랑하는 여일 역에는 김슬기가 확정됐다. 오는 12월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아직도 길거리에서는 김광석의 노래가 흐르고, 후배 가수들은 추모의 뜻을 담아 그들의 노래를 다시 부른다. 김광석은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아직도 우리의 삶속에 진하게 녹아들어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많고 많은 가수들 중에 왜 하필이면 ‘김광석’일까.
이에 대해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홍보를 맡은 권미강 홍보 팀장은 김광석의 노래로 뮤지컬을 만든 이유에 대해 “386세대(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를 일컫는 말)라면 흔히 공감하는 것 중에 하나가 김광석에 대한 빚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지러웠던 80년대, 당시 청춘들은 김광석이라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시대의 울분과 아픔도 삭혔다.
이어 “김광석이 민중가수로 활동하던 시기 시대의 아픔을 반영한 노래도 많고, 대중가수로 전환을 하면서 불렀던 애절한 사랑노래도 많다. 김광석은 대중들과 대중을 만나 소통하고 싶어 했고, 그의 노래는 한국민의 정서에 딱 맞아 떨어졌던 것”고 말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