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올 한해 백진희의 스케줄표는 무척 빽빽했다.
올 해 2월초 방영된 KBS 드라마 ‘전우치’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혜령을 당차게 한 해의 포문을 백진희는 이후 ‘전우치’의 세계가 끝나자마자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이하 ‘금뚝딱’)으로 무대를 옮겨 9월말까지 내유외강의 몽현이로 살아왔다.
활약은 비단 브라운관에 제약된 것이 아니었다. 올 여름 영화 ‘뜨거운 안녕’에서 위암말기의 자원봉사녀 안나로 관객들을 만난 백진희는 이후 곧바로 영화 ‘무서운 이야기2’를 통해 호러퀸에 도전하며 충무로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각각의 작품 속 상이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양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백진희는 잠깐의 휴식도 잠깐의 휴식도 용납할 수 없는 듯, 이번에는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 속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원나라 황후 타나실리로 분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나섰다.
“‘하이킥’이 끝나고 잠깐 쉰 다음 ‘뜨거운 안녕’ 촬영하고, 그러다 막판에 ‘전우치’에 투입됐다가, 다시 ‘무서운 이야기’를 찍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무서운 이야기’와 맞물려 ‘금뚝딱’ 촬영을 했으니 정말 쉴 틈 없이 달려온 셈이네요. 하지만 신기한게 나는 일 할 때가 제일 재미있어요. 연이은 촬영으로 체력적인 한계가 올 법도 한데, 이상하게 아직도 에너지가 남아 빨리 작품에 몰입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사진=MBN스타 DB |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서로 ‘우리 이런 장면 찍을 때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저절로 연애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찍어보자’라고 했었는데, 그런 점들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정말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을 했었죠. 함께 연기하는 서준오빠를 보면서 내가 진짜 몽현이 된 듯 가슴 설레면서 연애와 관련된 대리만족도 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촬영당시에는 호감이 있고 두근두근하며 찍었던 건 맞는데, 촬영장 밖에서는 오빠가 워낙 장난을 많이 치다보니…그래도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누가 사랑의 계절은 봄이라고 했는가.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9월 이후 연예계는 스타들의 열애설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오고 있는 추세다. ‘금뚝딱’에서 박서준과 최고의 합을 자랑하던 백진희에 연애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 넌지시 물어보았더니 돌아오는 것은 “연애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어요”라는 한숨 섞인 답변이었다.
“저도 사람인데. 멋있는 사람을 보면 마냥 좋은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만약 남자를 만나게 된다면 외적으로는 쌍까풀 없는 남자,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일을 하면서 정말 속마음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느꼈는데, 만약 사랑을 하게 된다면 서로 믿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신뢰가 쌓인 사람과 만나길 바라요.”
이상한 것은 백진희의 이상형을 들으면서 머릿속에 한 남자배우가 슬며시 떠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남자배우의 정체는 바로 ‘김광규’. 과거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김광규를 이상형으로 꼽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말하자 백진희는 “‘라디오스타’와 ‘나 혼자 산다’의 영향이 정말 큰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김광규 선배님의 정말 재미있으시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해요. 워낙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셔서 같이 있으면 저도 덩달아 에너지를 받기도 하고, 그런 점이 좋아서 ‘이상형의 모습 중 하나’라고 말했었죠. 그런데 단지 뿐이었는데, 그것이 와전이 되면서 ‘이상형=김광규’라는 공식이 세워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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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관련해 한참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 백진희는 “솔직히 나는 나를 먼저 좋다고 하면 호감이 가더라”고 말하면서도, 항상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지금 자신은 연애보다는 작품의 몰입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고백했다. 일을 하다보면 분명 상대방에 소홀해지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서로를 힘들게 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것이 백진희의 지론이었다.
이후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화의 주제는 바로 연기였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24부작이었던 ‘전우치’와 KBS2 단막극 ‘드라마 스페셜’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이 50회를 넘어가는 일명 호흡이 긴 드라마에 출연했었다.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금뚝딱’ 뿐 아니라 28일 첫 방송되는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총 50부작)까지. 이러다 보니 자신만의이 기준을 세워 이런 작품만 골라 출연한 것은 아닌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냥 그때그때 주어진 것에서 최선을 다했던 최선의 선택이었을 뿐이었어요. 길고 짧은 것을 잴 것은 아니고 그 작품이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나를 따지다보니 결과적으로 이렇게 나온 것 같아요. 매 번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잖아요. 물론 100%의도하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으로서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보고 다른 모습을 찾아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어필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트렌디한 느낌을 잃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밝힌 백진희는 로맨틱코미디에 출연하고자 하는 마음을 강하게 어필했다. 현재 백진희는 5년 차 배우. 5년이라는 시간을 동안 만들어나가고 있는 연기관에 대해 “아직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쑥스러운 듯 말문을 열었다.
“딱히 연기관에 없고, 다만 항상 할 때 진지하고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연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작품을 많이 한다고 무조건 배우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작품 하나하나 누가 대신해 줄 수는 없는 것이고, 결국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만큼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백진희’라는 이름만 들었어도 한 번쯤은 뒤돌아 볼 수 있는 그런 배우, ‘쟤 누구지?’가 아니라 ‘어 나오네. 한 번 볼까?’가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단 전작인 ‘금뚝딱’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니 새롭게 시작하는 작품에서 더 힘내서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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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어딘가 귀여운 느낌이 있어요. 커피도 해보고 싶고, 아이스크림 좋아해서 아이스크림 광고도 해보고 싶어요. 어떻게 말하다보니 전부 다 먹는 광고네요. 물론 샴푸나 화장품도 좋지만 어찌됐든 그중 최고는 요구르트.”
한참을 웃고 떠들던 백진희는 당분간 쉬지 않고 계속 연기하며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많은 매력을 보여주겠다며 나름의 포부를 전했다. 백진희에게 “그럼 조만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섹시한 백진희’를 볼 수 있는 거냐”고 장난스럽게 물어보았더니, 아주 능청스럽게 “그럼요”라고 답한다. 뒤에 조그마한 목소리로 “언젠가는…”이라고 말을
“섹시는 가장 시간이 많이 필요한 영역이라서…. 일단 먼저 여성성부터 갖춘 다음 20대 후반에 다시 이야기 하는 걸로 해요. 지금은 ‘백진희’와 ‘섹시’ 매치가 잘 안 될 텐데, 분명히 3년 정도 지나면 기존과는 다른 섹시를 보게 될걸요? 기대해 주세요.”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