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섬마을 쌤’ 연출자 김종훈 PD의 말이다. 김 PD는 샘 해밍턴(호주), 브래드(미국), 아비가일(파라과이), 샘 오취리(가나) 등 외국인 4인방과 함께 한다. 이들 4인방은 섬마을 분교 초등학생들의 원어민 선생님이 됐다. 지난 9월 파일럿으로 선을 보였을 때 호평을 받아 이번에 정규 편성됐다. 19일 오후 11시 첫 방송이다.
경쟁과 복불복, 벌칙이 난무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많다. 그 과정에 여행과 아이들, 일반 시청자들과의 접점이 이뤄지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도 다수다. 그럼에도 ‘섬마을 쌤’은 기존 여느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이룬다. ‘섬마을 쌤’이 국내 예능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섬마을 쌤’ 출연진과 김종훈 PD는 19일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 등을 밝혔다. 김 PD는 "재미와 따뜻한 감동이 있는 무공해 예능을 기대해 달라"며 "섬마을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다음은 출연진과의 일문일답.
- 각자 역할과 소감은
▲ 샘해밍턴 = 일단 내가 나이가 제일 많다. 37세 대장이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자리다. 원래는 '먹방'을 맡으려 했는데 샘 오취리 탓에 내 자리가 없어졌다. 힘든 면도 있었지만 재미 있다. 기대해도 좋다.
▲ 샘 오취리 = 24세 막내입니다. 4명 중에 내가 제일 많이 먹습니다. 어리니까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출연자다.
▲ 아비가일 = 내가 몰랐던 한국의 숨어있는 섬들을 갈 수 있어서 좋다. 사실 그 먼 곳에 외국인이 가기에는 불가능하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혼자 여자이다 보니 불편할 때도 있지만 각자의 캐릭터가 있어서 잘 어울린다. 영어를 가르치려 가는 것이지만 문화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 브래드 = 나는 한국 말이 서툴러서 오로지 영어로만 말한다. 그래서 진짜 영어 교육에 효과적이다. 아이들의 몰입도가 좋다. 드럼도 치면서 음악과 곁들여 영어를 가르치는 등 웃음 바이러스가 되고 있다.(샘 해밍턴은 그를 두고 "아직 한국어 실력이 모자라서 그렇지 굉장히 유머러스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 김종훈 PD = 그간 이렇게 악성 댓글이 없는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재미 있으면서도 오래가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첫 기획 의도는 외국인이 한국을 돌면서 하는 ‘먹방’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생각해 보니 원어민 교사였다. 반면 한국에서 그러한 교육 환경이 결핍된 곳은 어디인가를 찾다보니 섬마을이 떠올랐다. 이 조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게 됐다.
- 외국인만으로 구성된 예능은 처음이다. 어려운 점은 없나
▲ 샘 해밍턴 = 여태껏 예능을 하면서 난 대부분 막내였다. 훌륭한 예능 선배들이 나를 이끌어주는 능력이 있었기에 난 따라갈 수 있었다. 그래서 난 이번에 분량이나 상황 연출에 대한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과연 분량은 나올지, 상황극 등 설정이 주어졌을 때 내가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솔직히 샘 오취리의 예능감이 정말 뛰어나다. 어떤 순간 나를 밟고 올라갈 친구다.(웃음)
- 섬마을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 아비가일 = 그분들 마음 자체가 다르다. 도시에선 항상 경쟁 속에 살기 마련 아닌가. 그들은 자연 속에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고 사신다. 순수하고 편안해 보이시더라. 문화 생활 시설 등이 부족한 섬에 사는 게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여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우리도 일하러 가는 것이지만 휴가간 기분이었다.
- 샘 해밍턴은 신혼인데 외박 촬영 괜찮은가
▲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고민이다. 한 달에 2주 동안 집에 못 들어가다 보니 2세 만들기가 더 힘들다. 집에 가서도 아내 얼굴 보고 자고, 일어나 또 일하러 간다. 신혼이라 미안하지만 일이 있을 때 해야 되는 것 아니겠는가. 한방에 올라가고 한방에 내려간다. 그래서 아내도 응원해준다.(웃음)
- 샘 오취리와 아비가일의 러브 라인이 있다던데
▲ 아비가일 = (샘 오취리를) 처음 봤을 때 약간 어리버리하지만 귀여운 동생 같기만 했다. 그런데 계속 보니까 많이 먹는 남자가 멋있더라. 힘도 좋고. 흑쌤(샘 오취리의 애칭)은 계속 나한테 결혼하자 그러는데 개인적으론 또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콘셉트인지 의심이 든다. 모든 여자들한테 친절한 점도 마음에 걸린다. 개그우먼 오나미를 좋아한다고 하기도 하고 믿음이 안 간다.
- 촬영 중 브래드와 샘 오취리의 화재 진압 소식이 논란이 됐다
▲ 트위터에 불이 났는데 사진 찍어서 트위터에 올리냐는 비판이 있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 낚시를 하던 도중, 산 쪽을 보니 불이 나 있었다. 무전을 통해 알아보니 쓰레기를 소각하는 것 같다기에 그냥 넘어갔는데 다시 확인한 결과 실제 불이 났다더라. 당시 사진은 동영상 촬영본에서 캡처한 사진이다. 실제 브래드와 샘 오취리는 열심히 불을 껐다. 불 나는 장면은 촬영하지도 못했다. 화재가 진압된 뒤에야 촬영이 가능했다.
- 초점을 두는 부분은
▲ '섬'이라는 곳은 어찌 보면 단절된 공간이다. 외국인에게도, 이들을 처음 만나는 섬마을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마찬가지다. 결국 두 문화가 어떻게 만나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브래드가 그러더라. '자기는 문맹을 만났다. 내가 여기(한국)에 왔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섬에 계신 분들은 계속 그러니 안타깝다'고 하더라. 굳이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아도 이 친구들이 느끼는 점이 있더라. 그들이 서로 바라보는 시선에 주안점을 두고 싶다.
tvN '섬마을 쌤'은 샘 해밍턴, 브래드, 아비가일, 샘 오취리 등 외국인 연예인 4인방의 섬마을 적응기를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첫화는 경상남도 통영시 소재의 한 섬을 찾아 4박 5일 동안 홈스테이를 하며 섬마을 분교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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