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에 겪는 심리적인 불안 현상인 ‘매리지 블루’를 다룬 영화 ‘결혼전야’(감독 홍지영, 21일 개봉)에 출연했으니 준비된 멘트 아니었느냐고 하자 고준희는 해명(?)했다.
“제 역할은 영화를 찍으면서는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진 않나요? (이)희준 오빠와 많이 싸우잖아요. 나중에 생각하게 된 거죠. 효진 언니랑 한 살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언니를 봤을 때 굉장히 안정된 느낌이었어요.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 효진 언니를 보고 있으면 차분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가정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결혼전야’는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네 커플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김효진-김강우, 고준희-이희준, 구잘-마동석, 이연희-옥택연-주지훈이 커플이 돼 연인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극 중 이라를 연기한 고준희는 클럽에서 대복(이희준)을 만나 화끈한 첫 만남으로 결혼까지 골인하는 커플로 등장한다.
“저는 연애할 때 결혼할 것을 생각하면서 만나요. 그런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가족과 가족이 만나면 복잡한 일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극 중 시어머니가 될 분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정말 머리가 핑 도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실제로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호호호.”
연예계에서도 매력적으로 어필되는 배우보니 그를 향해 대시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고준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누가 좋다고 하던가요?”라고 관심을 보였다.
그는 “내게 직접 말해줬으면 좋겠다”며 “대시하는 사람이 없는데 정말 그런 대시를 받아 고민하고 싶다”고 바랐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좋다고 하던 B1A4 멤버 바로라면? 고준희는 “바로는 연애 상대라기보다는 그냥 아이돌 중에 좋다고 한 것”이라며 “솔직히 나이 차를 보면 바로는 아기”라고 웃었다. 그는 다시 “누군가 진짜로 대시하면 좋겠다”고 덧붙여, 소속사 관계자를 당황하게 만들어 분위기를 띄웠다.
고준희는 이미 결혼을 한 번 했다. 가상이긴 했지만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2AM의 진운과 부부로 출연했다. 그는 “진짜 오랜만에 연애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하며 “남자와 밖에서 돌아다니는 게 진짜 오랜만이라 재미있게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만족해했다. ‘우결’의 하차로 진운과는 헤어진 연인이 됐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사고로 발을 다친 진운의 병문안도 다녀왔다고 한다.
고준희는 ‘결혼전야’에 출연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어떻게 보여질까하는 이미지나, 연기적인 고민이 아니었다. 바로 잠깐 나오는 댄스 신 때문이었다. 극 중 고준희는 이희준을 클럽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게 되는 설정인데, 정작 고준희는 춤을 못 춰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감독님이 전문 댄서가 추는 춤을 찍어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것보고 ‘아, 이 작품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고민 했어요. 정말 살면서 잘 때 가위 한 번 눌린 적 없는데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처음으로 가위눌려 봤어요. 영화 때문에 다행히 춤을 조금 배웠고, 나중에도 시간이 되면 다시 계속해서 배우려고 하고 있어요.”(웃음)
“저는 어떤 이미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요. 도전이라고 생각하죠. 전 생각 많이 안 하고 결정하는 스타일이에요. 남자 같죠?(웃음) 과거에 조신하고 고상한 이미지의 선배들도 있었는데 저는 똑같이 따라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건 해야겠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거든요.”
고준희는 “내가 일부러 만드는 이미지들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좋아해서 받아들여지는 이미지라고 생각하는데, 배우니깐 다양한 연기 활동을 통해 또 다른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인식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