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2009년 5월 23일 서거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그게 호(好)든 불호(不好)든 노 전 대통령은 정치권은 물론 사회, 문화 전반에 아직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 한 편이 이 뜨거움에 기름을 부을 예정이다.
영화 ‘변호인’은 노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부림 사건을 주요 사건으로 다루게 된다.
‘부림 사건’은 1981년 3월 출범한 제5공화국의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통치 기반을 확보하고자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던 시기에 일어난 용공(容共) 조작사건이다. 당시 정권은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교사·회사원 등을 영장 없이 체포한 뒤, 짧게는 20일에서 길게는 63일 동안 불법으로 감금하며 구타는 물론 살인적 고문을 가하였다. 당시 검찰은 이들에게 국가보안법, 계엄법,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3~10년을 구형했고, 재판정은 5~7년의 선고고, 이들의 변론은 변호사 노무현과 김광일, 문재인이 무료로 맡았는데, 노무현은 고문당한 학생들을 접견하고 이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이들은 1983년 12월 전원 형집행 정지로 풀려 놨다.
그러나 그 중심에 노 전 대통령이 있기에 이 ‘상식의 영화’는 현재 일부 누리꾼들과 좌우 대립을 부추기고자 하는 이들에 의해 ‘몰상식 논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를 가장 극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영화 정보란이다. ‘변호인’의 개봉전 평점은 20일 현재 5.92점이다. 개봉 예정인 국내 영화 중에 5점대는 ‘변호인’이 유일하다. 외화까지 포함해도 ‘변호인’ 밑으로는 ‘포비든 리얼리티’ 뿐이다. 점수대를 보면 10점과 1점이 난무한다. 지지자와 반대자가 극명하게 나뉜다는 말이다. 140자평은 무려 1만4698개고, 리뷰는 141개다.
지난 19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변호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인공 송강호는 “누를 끼치지 않고 그분 인생의 단면을 표현할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났다. 처음에는 역할 제안을 거절했으나, 시나리오와 이야기를 잊을 수 없어 결국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
그러나 ‘노무현의 이야기’가 아닌 ‘상식의 이야기’임을 강조한 송강호의 뜻이 제대로 관객들에게, 대중들에게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